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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구 만루홈런 악몽”…김원중, 포크볼 집착→롯데 또 연승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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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구 만루홈런 악몽”…김원중, 포크볼 집착→롯데 또 연승 실패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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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초, 시민야구장에 숨 막히는 정적만이 맴돌았다. 드라마 같은 역전극 뒤 맞이한 1사 만루 위기,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이 만들어낸 8구의 치열한 승부는 순간의 방심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공은 담장 밖으로 날아갔고, 기나긴 부진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롯데 팬들의 탄성은 한순간 가라앉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9경기에서 1무 8패로 깊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는 초반 0-3으로 뒤지던 롯데가 고무적인 역전으로 7-3 리드를 만들었지만, 마운드는 8회 흔들렸다. 마무리 김원중은 벤치의 연이은 포크볼 사인에 따라 8구째 강하게 뿌린 포크볼을 김영웅에게 동점 만루 홈런으로 얻어맞았다. 단숨에 균형이 무너진 순간, 팀의 분위기는 어느새 얼어붙었다.

“동점 만루 홈런 허용”…김원중, 8구 승부 끝 통한의 일격 / 연합뉴스
“동점 만루 홈런 허용”…김원중, 8구 승부 끝 통한의 일격 / 연합뉴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홈런 맞은 건 내 책임”이라며 자신이 내린 포크볼 강행 사인을 밝혔다. “김영웅이 유인구에도 따라 나오는 스타일이라 4점 차엔 볼넷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투수 입장에서는 볼넷 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소회를 전했다. 패장 인터뷰에도 책임을 끝까지 직접 짊어지며, 선수단 보호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롯데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8-8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8연패 탈출에도 실패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취점을 뽑는 경기가 거의 없어 어렵다. 타자들의 부진이 가장 큰 문제”라고 팀 상황을 진단했다.

 

위기 국면 속에서 팀은 1군 코치진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김민호 코치는 2군 수비 코치로 이동하고, 김민재 코치가 1군 벤치에 합류했다. 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주장 전준우가 이날부터 1군 훈련에 복귀했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의 복귀 시점은 9월 정도로 예상한다”며 서서히 정상 전력 복원 기대감을 내비쳤다.

 

야속한 결과 앞에서 조용히 등 돌린 팬들의 뒷모습에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맴돌았다. 경기가 남긴 상처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변화와 복귀라는 작은 희망을 남겼다. 팬들이 다시 힘껏 환호할 내일을 기다리며, 야구장의 조명은 조용히 롯데의 재도전을 비췄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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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김태형#롯데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