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홈런존 정복”…최형우, KIA서 EV4 획득→베테랑의 진귀한 기록
잔잔하던 경기 흐름은 최형우의 방망이에서 짙은 환호로 번졌다. 베테랑 특유의 침착함으로 타석에 선 최형우는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김연주의 초구를 잡아당겼다. 볼은 시원하게 우중간 담장을 넘었고, 곧이어 3점 홈런으로 경기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관중석에는 기쁨과 놀라움이 뒤섞여 퍼졌다.
지난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키움전의 4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최형우가 기록한 이번 홈런은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를 담았다. 바로 KIA가 매해 한정적으로 설치하는 홈런존의 신차, EV4를 정확하게 맞혀 귀중한 부상까지 거머쥔 것. EV4는 KIA의 고급 전기차로, 각종 옵션을 더하면 시가 5000만 원에 이른다. 구단 관계자들도 오랜만의 홈런존 홈런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번이 최형우에게 두 번째 홈런존 정복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7월에도 삼성 레예스를 상대로 홈런존 홈런을 기록하며, EV3를 손에 넣은 바 있다. 홈런존이 설치된 지난 11년 동안 홈런존을 두 차례 넘긴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지금까지 8명만이 11번의 홈런존 홈런을 기록했고, 최형우와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만이 두 번 이상 홈런존을 정복했다.
KIA는 홈런존 이벤트를 통해 선수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특별한 기대감을 키워 왔다. 경기 외적으로 팬 서비스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홈런존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서도 “한국에서는 홈런을 치면 자동차를 준다”며 흥미롭게 소개된 적이 있다. 팬들은 매 경기마다 홈런존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진귀한 기록과 특별한 보상이 만나는 순간, 경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쓴다. 여름밤, 관중석에 남겨진 응원과 환호. 최형우가 다시 품에 안은 EV4처럼, 야구장은 여전히 설렘 가득한 도전의 무대임을 확인시켰다. KIA 타이거즈의 다음 홈런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팬들의 기대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