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드라마 대사도 더빙한다”…이스트소프트, K-콘텐츠 현지화 가속
AI 더빙 기술이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K-FAST 확산 지원 사업의 주관사로 선정돼, 인기 한류 드라마와 예능 등 200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AI 더빙으로 현지화해 미국, 영국, 스페인, 멕시코,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업계는 이번 사업을 AI 기반 현지화 경쟁의 변곡점으로 평가한다.
이스트소프트는 수퍼톤, 가우디오랩, 스트라, 포바이포 등 AI 음성기술 기업들과 주요 방송사, K-FAST 협력사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기술력과 콘텐츠 모두를 확보했다.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 플랫폼을 통해 실제 배우의 음색·억양은 물론, 복잡한 감정 표현과 비언어적 신호까지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 핵심이다. 기존 딥러닝 기반 음성합성보다 세밀한 화자의 감정과 맥락을 잘 살려 몰입감을 높인다.

해외에서는 자막보다 더빙을 선호하는 시청자층이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스페인, 멕시코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언어 즉시 더빙 방송에 대한 수요가 K-콘텐츠 확산의 주요 관건으로 꼽힌다. 이스트소프트 컨소시엄은 드라마, 예능, 게임, 여행 등 다양한 장르별 K-채널을 구축해 맞춤형 글로벌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AI 기반 더빙 서비스는 미국의 넷플릭스, 일본의 아마존 프라임 등 글로벌 OTT 시장에서도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 데이터학습 규모와 입체적 콘텐츠가 강점이지만 현지화 더빙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이번 사업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책적으로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적극적으로 시장 판로를 지원하며, 플랫폼 현지화에 필요한 데이터·AI 기술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다만, AI 생성 음성의 저작권, 윤리, 현지 정서 반영 등 규제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페르소닷에이아이와 같은 AI 더빙 기술이 실제 콘텐츠 시장의 현지화 경쟁력 강화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K-FAST 사업이 K-콘텐츠의 실질적 글로벌 확산을 가속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현지문화를 잇는 AI 현지화의 확산이 콘텐츠 산업의 성장 판도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