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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391경기 눈물”…파비우, 최다출전 신화→세계축구 역사를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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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391경기 눈물”…파비우, 최다출전 신화→세계축구 역사를 다시 쓰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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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밤공기와 수만 팬의 함성 속에서 파비우가 마침내 새로운 세계 축구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44세의 노장 골키퍼 파비우가 자신만의 시간을 마라카낭 스타디움에 새겼다. 1천391번째 공식 출전의 순간, 기록의 무게와 세월의 깊이가 그라운드 위에서 교차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25 코파 수다메리카나 16강 2차전에서 파비우는 아메리카 데 칼리와 맞붙은 플루미넨시의 골문을 지켰다. 상대의 파상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내며 풀타임을 소화했고, 팀은 2-0 승리로 8강행을 확정했다. 1차전 원정도 2-1로 승리한 플루미넨시는 두 경기 합계 4-1로 상대를 압도했다.

“통산 1천391경기 출전”…파비우, 세계축구 최다출전 신기록 달성 / 연합뉴스
“통산 1천391경기 출전”…파비우, 세계축구 최다출전 신기록 달성 / 연합뉴스

이 경기는 파비우에게 각별한 의미를 남겼다. 기존 최다출전 기록을 보유했던 피터 실턴의 1천390경기를 뛰어넘어, 기네스북 등재 기준 세계 최다 출전이라는 전무후무한 이정표 위에 섰다. 브라질 다수 언론과 플루미넨시 구단도 파비우의 위업을 기념했다.

 

1997년 우니앙 반데이란테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파비우는 바스쿠 다가마, 크루제이루, 그리고 플루미넨시에서 정상급 골키퍼로 맹활약했다. 바스쿠 다가마 150경기, 크루제이루 976경기, 플루미넨시 입단 이후 235경기 등 오직 브라질 클럽 무대에서만 공을 굴리며 모든 기록을 새로 써왔다. 총 공식경기 1천391회 출전은 그가 헌신과 인내로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파비우는 브라질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쳤지만, A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안고 있다. 세계 출전 기록 3위는 1천284경기를 기록 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승리와 함께 플루미넨시는 남미클럽대항전 8강 진출에 성공하며 다음 무대를 준비한다. 남미 무대 최고 경력자 파비우의 신기록 달성은 브라질 축구계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래도록 경기장을 지키며 많은 세월을 견뎌낸 파비우의 표정에는 담담함과 뿌듯함이 동시에 어려 있었다. 벤치와 관중석에서는 아낌없는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기록 너머 인간의 의지와 신념을 새긴 이 장면은 팬들에게 잊지 못할 밤으로 남았다.

 

파비우는 자신의 새로운 세계신기록과 함께, 곧 이어질 브라질 리그 정규 라운드에서 또 한 번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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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우#플루미넨시#피터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