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연·신승훈, 슬픔을 안은 무대”…13년 우정과 그리움→불후의 명곡의 깊은 울림
잔잔히 번진 조명의 물결 속, 손승연이 오랜만에 스승 신승훈과 마주 선 순간, 무대는 시간의 결을 따라 따뜻함과 진한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예준, 지세희, 유성은과 한 무대에서 노래를 건네던 그들은, 추억과 상실, 그리고 영원한 우정의 감정을 깊은 목소리로 새겼다. 모두에게 의미 깊은 재회는 고요한 울림과 새로운 다짐을 안긴 채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선사했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손승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시절 인연을 맺었던 스승 신승훈과 13년 만에 무대에서 재회했다. 동고동락을 함께한 이예준, 지세희, 유성은과 ‘손이지유’ 팀을 이뤄 무대에 오른 손승연은, 특유의 곡 해석력과 묵직한 감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출연자들의 날카로운 견제도 팀 손이지유에 쏠린 기대와 무게를 더욱 자극했다.

그들이 선택한 곡은 신승훈의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이었다. 무대 위에서 손이지유는 언젠가부터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빈자리를 가슴에 품었다. 그 빈자리는 바로 고인이 된 동료 우혜미였다. 10년 전 네 사람이 함께 누볐던 추억의 무대, 그리고 갑작스러운 이별의 상처는 노래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담담히 스며들었다. 손이지유는 “사랑하는 무언가를 떠나보내며 곡을 쓰셨던 코치님의 진심을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밝혀 공연장의 분위기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네 명의 목소리는 절제와 고요 속에서 서로에게 손을 내밀 듯 아프고도 깊게 조화를 이뤘다. 경쟁이 아닌 우정으로 13년을 묵묵히 쌓아온 시간은 하모니 속에서 지나간 추억으로 피어나, 보는 이들의 가슴속에 뭉클함을 남겼다. 각자의 음색은 서로를 감싸 안고, 화음은 영원한 그리움과 감사의 인사를 노래했다.
신승훈 역시 13년이란 세월이 고스란히 흐른 무대에서 제자들을 바라보며 남다른 감회를 내비쳤다. “부딪히며 가르쳤던 시절의 후배들이라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말에는 스승으로서의 애틋함과 따뜻한 시선이 담겼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각기 다른 팀이었던 이들은, 다시 한곳에서 노래를 나누며 잊지 못할 밤을 함께 했다.
이날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점은 음악이 과거와 현재, 잊힌 이름과 남은 이들을 다시 연결한다는 사실이었다. 팀 손이지유의 네 명 그리고 신승훈이 함께 빚어낸 정직한 시간, 그 무대 위에 남아있는 우혜미를 향한 애틋함과 오랜 우정은 ‘불후의 명곡’만이 전할 수 있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한편 KBS2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저녁 다양한 아티스트의 무대와 특별한 추억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