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석 허가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삼부토건 이응근·이일준 측, 불구속 재판 호소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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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경영진의 보석 여부를 둘러싸고 특검과 피고인 측이 맞붙었다. 주가조작 및 부당이득 사건을 두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심문에서 쌍방의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했다. 두 사람의 신병 처리 결정이 미칠 파장에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심리로 10월 13일 열린 이응근 전 대표이사와 이일준 회장에 대한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 측은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전후로 허위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고, 주식 매도로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응근 전 대표 측은 "이일준 회장은 2022년 삼부토건을 인수한 뒤 화장품업체 디와이디 출신 인원들로 새 경영진을 구성하고, 이들끼리만 텔레그램 방을 개설해 우크라이나 관련 보도자료 배포 등 주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해당 대화방에 참여하지 못했고, 대표이사직까지 박탈당해 사건의 핵심 공모 내용을 몰랐다"며 "실질적으로 신경영진이 이 전 대표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직접 진술에 나서 "기업 성장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폴란드 출장을 다녀왔다"며 "보석이 허가돼도 어느 증인과도 접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일준 회장 측은 "회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허위·과장 보도자료를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조성옥 전 회장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는데 이 회장만 재판받는 것은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또 "본인의 무죄를 법정에서 명확히 밝힐 것이며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김건희 여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개인적 관계가 전혀 없고 사건으로 단 10원의 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두 경영진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경우, 주요 증인에게 접근해 진술 번복을 유도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증거인멸 우려를 지적했다. 또한 구속 이후 건강 등 변화된 사정도 없어 보석 허가는 부적절하다고 맞받았다.

 

삼부토건 경영진 보석 여부를 두고 재판부 판단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 결정이 유사 사건에 대한 사법부 기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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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이응근#이일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