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무더위가 반겼다”…구례 피서지에서 찾은 여름의 쉼, 자연으로 몰리는 사람들
요즘 구례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한적한 시골마을로 기억됐지만, 지금은 ‘더운 여름 자연으로 탈출하는’ 이들의 일상이 됐다.
14일, 전라남도 구례군의 기온은 오후 3시 기준 30.3도에 달했다. 습도는 57%, 체감온도까지 30도를 넘어서자, 거리의 공기도 눅눅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더위가 오히려 구례 피서명소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섬진강을 따라 캠핑 텐트를 치고, 아이들은 강에 발을 담그며 시원함을 찾는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은 여유를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로 하루 종일 북적인다.

숲이 내어준 그늘, 맑은 계곡물의 소리. 노고단은 시원한 고지대의 장점과 울창한 숲, 계곡이 안기는 여름 트레킹 명소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땀이 식는 바람과 부드러운 흙냄새에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화엄사와 천은사도 여름이면 고즈넉한 풍광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머문다. “기온이 높아도 산사 주변 계곡길은 한낮에도 선선하다”며 한 여행자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시원해지는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
숫자로도 이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구례군청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 들어 대표 관광지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자연드림파크와 같은 체험형 정원도 인기를 끈다. 시원한 연못 위로 불어오는 산들바람, 짙은 녹음 사이를 걷는 일은 소소한 사치이자, 바쁜 도시인에게 큰 위로가 된다.
현지 관광가 관계자는 “섬진강변, 노고단, 사성암 등은 가족 나들이에도 안전하고, 자연 속 피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고 전한다.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여름마다 구례는 꼭 가야 하는 힐링 성지”, “물과 숲, 산사가 다 있어 번잡함에서 도망치기 좋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자연이 주는 위로에 마음을 얹는 가족, 연인, ‘나 홀로 여행자’까지 모두 구례의 여름을 공유하고 있다.
짧은 피서지만, 삶의 리듬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열기 속에 더 소중해진 그늘과 시원한 바람, 계곡물이 튀기는 산뜻한 감각. 그런 소소한 선택이 우리를 조금 더 살아있게 한다. 올여름 구례의 자연에서 나만의 쉼, 일상의 힐링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