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점의 숨멎 순간”…한국 남자배구, 대만 제압→5세트 접전 끝 4강행 확정
극한의 긴장감이 감도는 코트 위, 선수들과 관중 모두의 숨소리까지 멈췄던 순간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5세트 13-13, 온 힘을 쏟은 신호진의 왼손 스파이크가 코트를 꿰뚫던 그 한 점으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4강 진출의 문을 열었다. 고비마다 솟아오른 팀의 응집력, 그리고 원정 응원단을 끌어안은 미소는 결코 둘 중 하나만을 위한 승리가 아니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0일 중국 장쑤성 장자강에서 펼쳐진 2024 동아시아선수권대회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세트스코어 3-2(19-25 25-19 25-23 24-26 15-13)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첫 세트를 19-25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임동혁과 허수봉이 연거푸 공격을 성공시키며 2세트 25-19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는 흐름을 뺏기기도 했으나, 허수봉의 후위 강타와 날카로운 서브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상대의 서브 범실로 결정적인 점수를 챙긴 끝에 25-23으로 앞서갔다.

이어진 4세트는 허수봉의 블로킹으로 먼저 20점을 돌파했지만, 대만의 뒷심에 밀려 듀스 접전 끝 24-26으로 아쉽게 내줬다.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이어졌다.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한국은 한때 5-10까지 뒤처지는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교체로 투입된 김지한과 신호진의 활약이 빛났다. 김지한은 9-12에서 연이은 득점으로 경기의 흐름을 반전시켰고, 13-13 블로킹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신호진의 힘있는 왼손 공격이 문을 닫는 결승 득점이 됐다.
이날 결과로 한국 남자배구는 2연승 승점으로 B조 1위를 확정했다. 앞선 1차전 몽골전의 완승과 더불어, 조별리그 전승으로 준결승에 선착하는 희망을 쏘아올렸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체력과 순간 집중력 모두를 끌어낸 선수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전했다. 통계적으로도 한국은 공격 득점 67점, 블로킹 11점, 서브 7개, 상대 범실 29점을 이끌어내며 전반적으로 우위를 입증했다.
경기 내내 관중석에서는 숨죽인 응원과 손에 땀을 쥔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듀스의 부담 속에서도 서로를 다독이며 4강이라는 결실에 닿았다. 오는 22일 A조 2위와 준결승을 치르게 되는 한국은 다음 달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한층 단단해진 자신감과 조직력을 확인했다.
끝으로, 하루의 무게와 긴장, 환희가 차례로 스며든 장자강 체육관의 열기는 이번 승리로 더욱 뜨거워졌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한 계단 더 높은 꿈을 품고 준결승을 준비한다. 동아시아선수권 준결승 무대는 8월 22일 펼쳐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