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마을부터 동물원까지”…파주 탄현면, 하루에 만나는 다채로운 일상
파주를 찾는 여행자가 늘었다. 분단의 역사를 품은 풍경, 예술이 흐르는 골목, 아이의 웃음이 번지는 동물 체험장까지. 예전엔 그저 ‘북쪽에 가까운 도시’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양한 일상과 추억을 만드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파주 탄현면은 그야말로 감각이 무뎌질 틈 없는 곳이다. 날씨도 여행하기 좋다. 7월 셋째 주, 파주는 최고기온 29도에서 최저 21도 사이로 예상돼 한여름의 열기를 적당히 식혀준다.

먼저 찾은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가장 가까운 북한’이란 수식어만큼이나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임진강과 한강이 맞닿은 끝자락에 서면, 망원경 너머 북한 마을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방문객들은 “평화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고백할 정도로, 이곳만의 공기가 있다.
도시와 역사의 결은 박물관이 이은다고도 한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선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생활소품이 곁을 지킨다. 잊힌 풍경도, 낡은 간판도 여전히 삶의 증거로 남았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 중이라면, 파주공룡박물관과 쥬라리움 파주점이 매력을 더한다. 공룡과 희귀동물을 직접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어,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된다는 반응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쥬라리움에서 뱀을 처음 만져봤다”, “파주 장단콩 두부가 생각보다 고소했다”는 체험담이 쏟아진다. 실제로 잇츠콜라박물관에선 세계 곳곳에서 수집된 희귀한 콜라병과 캔, 각종 기념 굿즈들이 이방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행법을 “감각의 층위를 확장하는 경험”이라 부른다. 특히 헤이리 예술마을에선 다양한 갤러리와 뮤지엄, 취향의 카페가 어우러져 여행 시간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든다. 미술관, 북카페, 소극장 등 다양한 결의 문화 공간이 단순 관람을 넘어 ‘머무는 여행’을 이끈다.
파주의 넓은 품은 먹거리와 체험에서도 드러난다. 장단콩웰빙마루에선 손수 장을 담그거나 두부를 만들며 우리 식문화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소울원 식물원카페 혹은 파주팜랜드의 동물 교감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파주 탄현 일대에는 가족, 친구, 연인 단위의 방문객이 꾸준히 몰린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처럼 유물 저장고를 일반인에게 공개한 공간도 여행자들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보존과 전시, 두 가지 풍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서 신선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사소해 보이지만, 토요일 아침 탄현면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일상에 바람이 스며드는 순간이 있다. 누구나 여행자이면서도 잠시 파주 사람이 되는, 그 짧은 시간.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