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대구서 승부 예고”…정청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 판세 주도권 싸움
수도권과 영남을 잇는 당권 경쟁 속에서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리를 두고 대구에서 맞붙었다. 민주당 내 ‘험지’로 꼽히는 보수 지역 대구에서 양 후보의 차별화된 행보가 표심 경쟁을 한층 뜨겁게 만들었다.
정청래 후보는 14일 친여 성향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집권 시 3개월 내에 검찰, 언론, 사법개혁을 끝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강경한 개혁 행보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이재명 정부 1년 차에는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고, 지금은 내란과 전쟁 중인 전시 체제이기에 강력한 파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은 태평성대가 아니기에 태종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스스로를 ‘강력 파이터’로 규정했다.

박찬대 후보도 대구 일정을 이어가며 지지층 확보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의원회관 818호 의원들”이라는 글과 이재명 대통령, 송영길 전 대표와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이 대통령이 사용했던 국회의원회관 818호 사무실을 물려받은 인연을 거듭 내세우며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부각했다. 박 후보는 “이 대통령 대신 수령한 대통령 당선증을 아직 보관 중”이라고 밝혀 ‘원팀 호흡’도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내란 종식과 관련해선 강경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청래 후보는 대야 투쟁력,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안정적 호흡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대구 일정을 마친 뒤 충북 오송 참사 2주기 추모, 지역 당원 간담회를 이어가며 접점 확대에 주력했다.
당내에서는 판세를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의원들은 박 후보를 더 지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엇비슷하다. 저는 도와주는 분들이 공격받을까 봐 공개를 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을 향한 ‘수박’ 공격에 “저는 수박이 아니다.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지 못할 것”이라며 불화설을 의식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에 맞서 박찬대 후보 측은 최근 “정 후보가 먼저 출마해 선점 효과는 있었지만 지금은 박 후보가 상승세를 타 박빙”이라고 주장했다. 판세는 두 후보 지지세력으로 양분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골적인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8·2 전당대회는 오는 19일부터 권역별 순회 경선으로 시작된다. 당내에서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이른바 ‘명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국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정치권은 대표 경선을 앞두고 영남권 표심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친분을 둘러싼 표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은 19일부터 본격적인 순회 경선을 통해 최종 당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