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속 인하 소수의견 등장”…미 연준 내부 이견에 글로벌 금융 긴장
현지시각 6월 30일, 미국(USA)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다수 위원들이 관망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국제 금융시장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제시돼 통화정책 운용방향을 둘러싼 연준 내 분열을 드러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아진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공식 밝혔으며, 최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7%로 반등한 점을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미셸 보먼 부의장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두 위원은 노동시장 약화 가능성과 억제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각각 들어 7월부터 인하 재개를 주장했다. 연준 이사진이 다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에서 이사진의 이견 표출 자체가 드물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향방을 불투명하게 만들면서, 일부 이사진은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수 위원들은 물가와 고용지표 개선세,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등을 들어 신중론을 견지했다. 실제 6월 연준 경제전망(SEP)에서는 7명의 위원이 연내 동결을 예상했으며, 이는 지난 3월보다 동결 의견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재무부(Treasury)와 백악관은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외신은 이번 소수의견 등장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내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공개적 균열이 미국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는 “낮아진 금리 인하 가능성에 글로벌 채권·외환시장이 즉각 반응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소수의견의 실제 정책 영향력에 대해 견해가 갈린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사진의 반대표를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노린 ‘오디션’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KPMG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등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엔 정책 논쟁이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의 금리 동결 확률은 35%로 집계됐다. 당분간 관망기조와 내부 이견 공존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와 9월 연준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이번 연준의 결정과 분열이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국제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촉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