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추억, 떡볶이까지”…비 오는 대구에서 만나는 ‘아이와의 특별한 하루’
요즘은 비가 내려도 아이와의 하루를 특별하게 보내려는 가족들이 많다. 예전엔 궂은 날이면 집에 머무르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도심 속 실내 체험 여행이 대구 여름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7월 셋째 주, 대구는 최고 31도, 최저 21도의 다소 높은 온도와 잦은 비 소식이 예보됐다. 이런 날씨 속에서도 아이와 함께 나설 수 있는 대구의 여행지는 실내 과학관, 박물관, 그리고 테마파크까지 곳곳에 잘 마련돼 있다. 실제로 최근 SNS에서는 ‘국립대구과학관 인증샷’과 ‘떡볶이 박물관 체험 후기’ 등 대구 가족 여행의 다양한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첨단 과학부터 기초 원리까지 실험으로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며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한다. 동물을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네이처파크,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배우는 국립대구박물관, 어린이들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대구어린이세상, 그리고 떡볶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신전뮤지엄까지. 그만큼 다양한 선택지 덕분에 비가 와도 ‘하루가 짧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알 수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가족 단위 관람객의 실내 전시·체험시설 방문이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부모 세대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와 배움의 자극을 받는 곳이 점점 사랑받게 된 것 같아요.” 한 테마파크 관계자 역시 이렇게 느꼈다.
다른 엄마 아빠들도 공감한다. “예전에는 여행하면 야외 나들이가 다였는데, 요즘은 비 오면 오히려 실내 곳곳 탐험할 계획을 짜죠.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걸 보면, 나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해요”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후기처럼. 대구의 엄마아빠 어렸을적에 박물관을 찾은 한 아버지는 “추억 속 교실에서 아이와 나란히 앉으니, 오래된 시간도 다시 만나는 기분”이라 표현했다.
가족이 함께 뛰고, 배우고, 추억을 나누는 이 공간들은 단순한 나들이 그 이상이 되고 있다. ‘과학관에서 굴러보고, 떡볶이 만들어 먹고, 옛 교실에서 사진 한 장 남기는’ 평범한 하루가 세대 사이의 대화가 되고, 아이에겐 새로운 세상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비 내리는 여름날의 대구에서, 가족은 오늘 또 다른 한 페이지의 이야기를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