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집사’ 김예성 적색수배”…특검, 도피·잠적 확인에 수사 압박
고위 정치권 인사들과 기업을 둘러싼 수사와 법적 공방이 거세다.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김예성 씨의 도피 의혹을 두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신병 확보를 위해 적색수배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동시에 삼부토건 이기훈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 불출석과, 여권 정치인 관련 '명태균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별검사팀 문홍주 특검보는 7월 17일 오후 브리핑에서 “어제 김예성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즉시 지명수배했고, 오늘부터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 경찰청의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베트남에서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김씨는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출국금지 조처 때문에 지난달 20일 베트남 출국에 실패한 뒤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김씨의 배우자 역시 소재를 밝혀 자진 출석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예성 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후 특검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김씨가 자녀들까지 베트남으로 출국시킨 정황을 파악했으며, 신병 확보와 국내 송환까지 최소 2~3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김씨가 태국 등 또 다른 국가로 이동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특검이 주목하는 ‘집사 게이트’는 김건희 여사와 친밀한 김예성 씨가 참여한 IMS모빌리티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등에서 184억 원을 투자받았고, 차명회사를 통한 46억 원 상당의 지분 매각으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문 특검보는 “투자금 184억을 반으로 자르면 92, 다시 절반이면 46억이 된다”며 “숫자에도 이상한 점이 있어 심층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자, 특검은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인만이 심사에 출석했고, 이 회장의 소재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이기훈 부회장은 삼부토건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추진 명목의 주가 조작과 대규모 부당 이득 취득 혐의, 실세설 등으로 의혹의 중심에 섰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공천 청탁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는 오을섭 네트워크본부 위원장을 연이어 소환조사했다고 전했다. 오 위원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군수 후보의 이력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네트워크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아울러 ‘명태균 사건’과 연결된 정치인들의 출석 미루기 논란도 불거졌다. 문 특검보는 “주로 명태균 관련 사건에서 알려진 정치인 등 유명한 인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유 등으로 출석을 장기간 미루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협조를 촉구했다. 특검팀은 7월 8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부장검사 등 다수 관련자의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의혹 제보자 김혜경 씨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이번 특검의 대대적인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법적 대응이 장기화될 수 있다”, “정치적 파장과 함께 정국 주도권 싸움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팀은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와 최근 불출석 행렬에 대응하기 위한 강제 수사, 출국금지·소환 절차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