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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이지스함으로 해군력 확대 선언”…김정은, NLL 수역서 대남 무력시위 노림수 드러내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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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둔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 탑승해 해군 무력 강화를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남북 군사 충돌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이번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를 기점으로 해군력 강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으며 주변국에도 경계심을 높였다.

 

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당·정부·국방·안전기관 지도부와 함께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직접 점검했다. 그는 함정 내부에서 무장장비 보고를 받은 뒤 “당 창건 80돌을 맞는 해에 떠오른 초강력 군함은 주체적 무장력 강화의 증거”라며 대규모 해군 현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혁명선열들의 정신을 계승해 해군력 중핵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과 내용에는 NLL 인근 전자해도를 띄운 전투통제실, 남북한 해상 전력 배열이 노출됐다. 국민의힘 소속 유용원 국회 국방위원은 “서북도서 인근 전자해도를 공개한 것은 NLL 해상에서 함정 공격 능력을 노출하려 한 의도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구축함이 최신형 전투체계통합과 전략 무장 시험을 거쳐 실제 운용 단계를 앞둔 것으로 진단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해군의 실력은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응징할 수 있어야 하며, 해군 전력의 전면적이고 가속적인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최근 수직발사대(VLS) 집중 정비, 센서·무장 성능 검증 등 현대화 작업을 본격화해왔다. 유 의원은 “김 위원장이 최현호의 작전능력 평가를 직접 지시한 만큼 곧 시험 운항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동·서해를 넘어 해양전력 확대, 중국·러시아와 협력 등 공격적 해군력 투사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지도 간부들과 함께 논의한 문건에서는 ‘해군전력은 반드시 원양에로 나가야 한다’는 구절도 확인됐다. 이는 북한이 한반도 해역을 넘어 국제 해양 진출을 노린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한다.

 

한편 최현호함은 북한 해군의 첫 5천t급 신형 구축함으로, 지난해 진수 후 초음속순항미사일 등 첨단 무장체계를 공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내년 10월까지 추가 함정 건조 계획도 밝혔다. 북한판 ‘이지스’로 불리는 이 구축함은 복합방공 체계와 첨단 레이더 등 현대적 전자장비를 탑재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실전 배치를 예고하며 한반도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와 군 당국은 북한 해군력의 확대에 신중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NLL 수역 군사·안보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군 대비태세 강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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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최현호#북한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