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뇌사 장기기증”…연우, 세 명에게 새삶 선사한 마지막 선택
소아 뇌사 장기기증 사례가 의료계와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생후 두 달 때부터 응급 뇌수술 이후 10년 임상 투병을 이어온 11세 김연우 군이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고 심장과 양쪽 신장을 세 명에게 이식하는 뇌사 장기기증을 남기고 별세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내 장기이식 시스템 내에서 소아 기증자의 사례는 흔치 않아, 이번 사례가 의료 복지 및 생명윤리 관련 논의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김연우 군은 2014년 5월 출생, 생후 60일 만에 뇌간 이상으로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이후 평생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2019년에는 심정지로 뇌 기능 역시 저하됐고, 시간이 지나 장기 기능이 악화되자 가족들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연우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식받은 환우들이 대신 이루기를 바란다”며 장기기증의 사회적 의미를 직접 밝혔다.

국내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을 통한 소아 이식이 아직 전체 기증·이식 건수 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성인 대비 장기 크기와 적합성, 집중치료 경험 등 복잡한 의료적 조건 탓에 실제 기증 과정은 더욱 까다롭다. 이번 사례에서는 인공호흡기 연명, 장기간 누운 생활 등 복합 임상 조건에서도 성공적으로 심장·신장을 이식해, 의료진의 고도 기술력과 국내 이식 네트워크의 신속한 매칭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준 미국, 영국 등은 소아 장기기증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사회 인식 확산에 지속 투자하는 반면, 국내에선 장기기증 인식이 여전히 낮아 뇌사 상태 기증률 자체가 제한적이다. 이번 사례 역시 가족의 고통과 결단, 사회적 공감대 부재 등이 이식 현장에 현실적 한계임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원격의료, 장기이식 네트워크 디지털화 등 IT 기반 지원이 일부 도입되고 있으나, 환자 접근성·치료 연계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장기기증 과정에서 보호자 동의, 이식 수혜자 매칭, 병원 간 실시간 정보 공유 등 생명정보 처리와 개인정보보호 이슈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번 사례에 대해 “어린이 건강권과 의료복지 환경, 장기기증 문화가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임상·생명윤리, IT인프라와 공적 지원의 입체적 연계가 장기이식 산업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실제 시장과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