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녹내장 주의보”…정기검진이 실명 막는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눈 타박상이 수개월에서 수년 후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신속한 진단, 맞춤형 치료가 시신경 손상을 막는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의료계는 외상성 녹내장에 대한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는 실명 예방과 맞춤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이번 이슈를 해석하고 있다.
녹내장은 국내에서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약 25% 증가하는 등 시신경 손상에 의한 대표적인 실명 질환으로 자리잡았다. 주로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 공급 장애 등 만성적인 원인이 많으나, 가구 모서리 충돌, 스포츠 사고, 교통사고 에어백 등 일상 속 예기치 못한 외상에 의해 녹내장이 발생하는 외상성 녹내장도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녹내장 진료 환자는 2023년 121만6,42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성 녹내장은 충격으로 안구 내부의 구조, 특히 방수 배출 통로인 전방각 내 섬유주에 손상이 생기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발생한다. 방수(눈 속의 액체) 배출 장애로 인한 안압 상승이 수개월에서 수년 후 서서히 진행되기도 한다. 이미 발생한 시신경 손상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타박상 이력이 있다면 사전에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치료는 질환의 진행 단계와 눈 상태에 따라 방수 유출 장치 삽입술, 섬유주절제술, 미세침습 녹내장 수술 등이 적용된다. 특히 섬유주절제술은 전통적으로 결막 아래 새로운 방수 배출로를 만드는 수술법으로, 최근에는 미세침습 기술을 활용해 회복 기간과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 각 방법은 방수의 자연 배출을 돕고, 안압을 적정선으로 유지해 시신경 추가 손상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외상 이외에도 종양, 안구 내 출혈, 백내장, 선천성 기형,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 등 다양한 요인이 이차성 녹내장(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녹내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고도근시, 40세 이상,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도 위험군에 속한다. 세계적으로는 녹내장의 빠른 진단과 유전 위험인자 기반 맞춤형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과 정책이 진화 중이다.
특히 미국·영국 등은 보편적 안과 스크리닝 시스템을 운영하며 초기 실명 위험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과 AI 기반 안압·시야 분석 등 신기술 접목을 확대하며, 맞춤형 정기검진 제도를 현실화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환자별 발병 가능성 예측과 사전 진단을 뒷받침하는 의료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외상 이력 유무와 상관없이 정기적인 눈 건강 점검이 가장 강력한 예방책임을 강조한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정종진 전문의는 “외상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녹내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초기부터 꾸준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실제 녹내장 기술과 서비스가 시장에 신속히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건강관리 습관, 그리고 제도 간의 균형이 실명 예방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