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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점 맹공 활화산”…이탈리아, 불가리아 집념 뚫고 2연패의 환호→세계선수권 우승 트로피 품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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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파사이시티 체육관이 뜨거운 환호로 물들었다. 유리 로마노, 마티아 보톨로, 알레산드로 미켈레토가 총 51점을 합작하며 코트를 달군 이탈리아가 불가리아의 저항을 뚫고 다시 한 번 우승의 정상을 밟았다. 불가리아의 집요한 반격에도 불구하고 각본 없는 결승전은 4세트 이탈리아의 집중력 속에 큰 울림으로 마무리됐다.

 

2025 국제배구연맹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이탈리아는 총 세트 스코어 3-1(25-21 25-17 17-25 25-10)로 불가리아를 제압하며 지난 2022년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이탈리아는 1990, 1994, 1998, 2022, 올해까지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불가리아는 1970년 이후 55년 만에 결승 진출의 감격을 누렸으나,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안았다.

“51점 합작 맹공”…이탈리아, 불가리아 제압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 / 연합뉴스
“51점 합작 맹공”…이탈리아, 불가리아 제압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 / 연합뉴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고른 공방전을 펼쳤다. 1세트 이탈리아는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불가리아는 알레산다르 니콜로프가 힘을 내며 맞섰다. 2세트에서도 로마노와 보톨로의 파괴적인 공격이 이어졌고, 이탈리아는 강한 서브로 불가리아를 압도했다.

 

분위기는 3세트에서 반전됐다. 니콜로프가 23점을 몰아넣으며 불가리아가 흐름을 되찾았다. 그러나 4세트 들어 미켈레토가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로마노와 보톨로 역시 연속 득점 행진을 펼쳤고, 이탈리아는 마지막 세트 25-10, 힘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특히 4세트에서 이탈리아는 17-10 이후 보톨로의 강서브와 조직적인 수비, 공격이 조화를 이루며 연속 8점을 기록하는 등 집중력을 발휘했다.

 

대회 베스트7에는 미켈레토, 로마노, 시몬 지안넬리(세터), 파비오 바라소(리베로)가 이름을 올렸다. 미켈레토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불가리아의 니콜로프도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에 포함됐다. 폴란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체코를 3-1로 제압해 윌프레도 레온이 26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들블로커 부문에서는 불가리아 알렉스 그르즈다노프와 폴란드 야쿱 코자노프스키가 각각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이탈리아는 여자배구와 함께 남녀부 동반 제패를 달성하며, 배구 종주국으로서의 자긍심을 더욱 굳혔다. 관중의 기립박수와 환호 속에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았고, 전 세계 이탈리아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켜내듯 쥐어준 손, 무거운 어깨 위로 쏟아진 트로피의 무게와 환호. 유니폼에 배인 땀은 긴 여정의 가장 값진 흔적이었다. 이탈리아의 월드 챔피언 여정은 9월 28일 밤, 파사이시티의 전광판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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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불가리아#미켈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