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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70조 원에 비상장 전환 추진”…게임업계 판도 바뀌나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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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EA)가 500억 달러(약 70조5000억 원) 규모의 비상장 전환 거래 협상에 돌입했다. 축구 게임 FIFA(현 FC), 심즈, 매든 NFL 등 세계적 흥행작을 잇따라 출시해온 EA가 사모펀드 및 중동 자본과 손잡는 배경에 게임 산업 내 대형 재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 어피니티 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자 그룹이 EA 인수에 함께 나서며, 거래가 성사될 경우 업계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드 바이아웃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A는 실리콘밸리 기반으로 1980년대 초창기부터 비디오게임 산업을 선도해 왔다. 가장 잘 알려진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FIFA(최근 FC로 리브랜딩), 전략 시뮬레이션 심즈, 스포츠 게임 매든 NFL 등은 수억 명의 유저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며, 매년 수조 원대 수익을 기록하는 업계 핵심 프랜차이즈다.  

이번 협상에서 주목할 점은 투자자 구성이 이전 인수전과 다른 글로벌 교차지분 구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버레이크는 IT와 엔터테인먼트 분야 대규모 바이아웃 경험이 많으며, 사우디 PIF는 글로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로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컨소시엄의 전략을 기존 게임 제작 지배구조에서 플랫폼 확장, 미디어·콘텐츠 사업 다각화까지 포괄하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EA의 가치는 협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약 430억 달러에서 15% 가까이 주가가 급등, 480억 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인수 가격은 500억 달러까지 거론되고 있다. 경쟁 게임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 687억 달러에 인수된 사례에 비추면 이번 거래는 업계 빅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드 바이아웃(차입매수)이란 인수자금 상당부분을 대출에 의존하고 인수된 회사 운영 수익으로 상환하는 구조로, 거래 이후 EA는 과거와 다른 관리체계와 사업 전략 전환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외국계 투자펀드 소유 구조와 중동 자본의 영향력 확대는 시장 내 지형 변동을 부를 수 있다.  

 

현행 미국 및 해외 규제 환경상 대규모 게임사 매각은 경쟁 당국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소유구조 변화에 따른 이용자 데이터 관리, 저작권 이슈도 당면 과제로 부상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유럽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폐지 및 인수 완료 일정이 조정될 여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전통적인 게임 개발사의 성장모델과 자본구조를 변화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A가 비상장 투자자 소유로 전환될 경우, 스포츠 IP 확보, 게임 플랫폼 진화,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에 있어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자본 지형 변화가 게임산업의 미래 생태계에 어떤 흐름을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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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실버레이크#사우디p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