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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ICBM, 실체 드러낸 화성-20형 가능성”…북한, 다탄두 핵능력 고도화 주목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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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다탄두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가속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과 앞서 열린 평양 ‘국방발전 2025’ 전시회에 등장한 신형 무기는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들의 경계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수뇌부와 직접 이 미사일을 점검하는 장면이 반복 보도되면서, ICBM 신형화와 핵전략무기 강화 의도가 정국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군·안보 전문가는 4일 평양을 시작으로 개막한 ‘국방발전 2025’ 전시회에서 포착된 ICBM이 ‘화성-20형’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화성-20형 이동식발사대(TEL)는 이달 10일 대규모 열병식에서도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로 소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열병식에 실물 미사일은 등장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전시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무기가 화성-19형에 비해 탄두부가 뭉툭하고, TEL 장비와 외관 도색 등 제원이 달라졌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관상 탄두부가 확실히 화성-19형과 달라 보이며, 전시된 미사일은 신형 화성-20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도 “전시 공간 배치와 장비 특징을 종합하면 구체적 확인은 어렵지만 화성-20형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 포착된 화성-20형 추진력이 증가한 고체연료 엔진을 바탕으로 다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신형 대출력 고체엔진 생산 방침과 함께 이를 신형 ICBM용으로 명시한 바 있다. 다탄두 ICBM은 미국 등 복수 목표를 동시 타격할 수 있어 사실상 한미 등 우방에 새로운 군사적 부담을 안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화성-20형은 아직 시험발사가 진행된 적 없어 기술 완성 단계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첨단 무기의 등장이 북한 핵위협의 확장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두고 군·외교 라인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20형 TEL 3대가 등장한 만큼, 조만간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 시도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국방·안보 분야는 북한 신형 미사일 전시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는 북핵 대응책과 고도화 대응을 긴급 점검할 계획이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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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화성-20형#국방발전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