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 위한 승부수”…김태형 감독, 이민석 불펜행→롯데 4인 로테이션 시사
끝모를 연패의 그라운드, 김태형 감독의 눈빛에는 절박함과 새로운 의지가 교차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10경기 연속 승리를 놓치며 깊은 부진에 빠진 가운데, 벤치 분위기마저 무거운 긴장감에 휩싸였다. 오후 잠실야구장엔 어둠처럼 드리운 정적보다 더 무거운 숙제가 있었다. 최근 8월 들어 이민석이 3연패와 평균자책점 8.36을 기록한 것은, 팀 리빌딩에 있어서도 뼈아픈 결과로 남았다.
롯데는 이날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선발진 운용 변화를 고민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 앞에서 “오늘 투구 내용을 보고 4명으로 4일 로테이션도 생각하겠다”며 이민석의 선발이 아닌 불펜 기용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현재 롯데 선발 로테이션은 감보아, 벨라스케즈, 박세웅, 나균안이 축을 이루고 있다. 이민석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 중이며, 2022년 입단 이래 개인 최다인 7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지만 8월 들어 경기력 난조에 부딪혔다.

전날 경기에서는 롯데 선발 나균안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자책점으로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김태형 감독은 6회 2사 1루에서의 투수 교체에 대해 “계속 주자를 남겨두고 바꿔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정철원이 구원 등판한 뒤 1루 주자 오지환의 도루, 구본혁의 적시타 등으로 동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10연패의 사슬과 함께 롯데의 순위는 어느덧 4위까지 밀린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9월부터 경기 간격이 벌어지는 만큼, 4인 선발 체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이날 롯데는 황성빈, 박찬형, 고승민, 빅터 레이예스, 유강남, 노진혁, 나승엽, 한태양, 이호준을 선발 라인업에 올리며 변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팀을 위해 ‘뭐라도 해야지’라는 김태형 감독의 말에는 선수단과 팬 모두의 절실함이 절로 담겼다. 낯선 변화와 시도, 그 안에 여운처럼 남은 희망은 잠실야구장의 긴장을 조금씩 녹이고 있다. 승부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지만, 고심 끝에 던진 승부수가 롯데의 새로운 발걸음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8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 경기는 감독의 결단과 팬들의 응원이 교차하는 한여름 밤의 기록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