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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기록 삭제”…리아 토머스 논란 여파→펜실베이니아대, 여성 스포츠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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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기록 삭제”…리아 토머스 논란 여파→펜실베이니아대, 여성 스포츠 판도 변화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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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못한 논란이 다시 거세다. 미국 대학 수영의 상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리아 토머스는, 어느새 세기를 가르는 논쟁의 주인공이 됐다. 한때 박수와 환호를 한 몸에 받았던 그의 우승 기록이,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공식 결정으로 영구히 사라졌다. 여성 선수들은 마침내 스스로의 기록을 되찾았고, 엇갈린 시선과 긴장감은 더욱 뜨거워졌다.

 

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의 NCAA 여자부 우승 기록을 정식으로 삭제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치권의 ‘생물학적 성별 기준 스포츠 분리’ 기조와 함께, 국제 수영계의 규정 강화 분위기가 작용한 결과다.

“우승 기록 삭제”…펜실베이니아대, 트랜스젠더 토머스 논란→여성선수 기록 복원 / 연합뉴스
“우승 기록 삭제”…펜실베이니아대, 트랜스젠더 토머스 논란→여성선수 기록 복원 / 연합뉴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 종목 출전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토머스는 원래 남자부 출신으로 2017년 대학 진학 후 성전환과 호르몬 치료를 병행해왔고, 2021-2022시즌 NCAA 규정을 충족해 여자부 자유형 500야드 등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경기 이후 지도자와 일부 동료들은 남성 호르몬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맞서 토머스는 “행복을 위해 운동한다”는 메시지로 논란에 응수했다.

 

입장 차는 결국 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의 규정 강화로 이어졌다. 여자부 출전 자격을 ‘출생 시 여성’으로 제한하자, 토머스의 경기 출전 길도 사실상 막혔다. 토머스는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즉각 홈페이지에서 토머스의 우승 기록을 삭제했고, 토머스로 인해 우승 기록을 잃었던 여성 선수들의 성적을 복원하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교육부 장관 린다 맥마흔은 “여성과 소녀를 위한 승리”라며, 여성 선수 보호 방침을 지지했다. 이미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지난 3월 토머스의 경기 출전 허가로 인해 연방 지원금 1억7천500만달러가 삭감된 바 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NCAA 여자부 우승 기록의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참가 문제는 앞으로도 쉽게 결론 나기 어려운 이슈로 남게 됐다.

 

오늘 여성 선수들은 얼어붙었던 기록 위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새겼다.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는 무대 뒤편, 각자의 상처와 선택이 스포츠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NCAA 및 여성 운동선수 보호를 위한 규정 강화 논의에 지속적으로 협조할 계획임을 밝혔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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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토머스#펜실베이니아대학교#nc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