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1조 원 투자”…사우디, 신재생에너지 대전환 본격화
현지시각 14일,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에서 발전업체 ‘ACWA 파워’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83억 달러(약 11조4천900억 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에 돌입했다. 이번 결정은 사우디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부응하는 것으로, 국가 산업 구조 다각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컨소시엄은 사우디 국부펀드 산하 ACWA 파워 주도로 구성됐으며, 사우디 내 4개 지역에서 태양광 5개, 풍력 2개 등 총 7개 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국가 전력 구매업체와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이 체결됐고,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된다.

사우디는 그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가스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전통적 에너지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정책에 따라 대규모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엔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 파워’도 주요 참여사로서 동참했다.
에너지연구소의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사우디의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은 2023년 말 기준 4.34GW에 불과했으나,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130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에너지 체질 자체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에너지 안보 제고 및 산업구조 다양화는 물론, 206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넷제로) 달성을 겨냥하는 국가 전략과 직결된다. 현지 사업의 성공 여부가 중동 자본의 투자 이동, 국제 증시 및 원자재시장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외 에너지 업계에서는 “사우디의 결정이 신흥시장 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촉진할 뿐 아니라, 국제 에너지·인프라 기업의 중장기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제2, 제3의 대규모 프로젝트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사우디의 이번 투자가 석유 중심에서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사우디의 추가 입찰, 글로벌 투자자 전략 재조정, 2028년 이후의 에너지 업종 변동성 확대 등에 대해 업계와 국제사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중동발 신재생에너지 자본 흐름이 국제 시장 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