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박해수 벚꽃동산, 세계를 품다”…K-시어터의 힘→해외 무대에 시선 집중
연극 ‘벚꽃동산’의 무대 위에는 전도연과 박해수가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박수와 함께 열린 커튼콜, 작품이 품은 현실과 꿈의 교차점마다 관객들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집중을 경험했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시작된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이제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깊은 여운을 남길 준비를 한다.
러시아 대표 작가 안톤 체호프의 동명 희곡을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현대 서울로 옮긴 이 작품은 지난해 6월 초연에서부터 남다른 파급력을 발휘했다. 전도연과 박해수, 최희서 등 화려한 배우진이 한자리에 모인 이 연극은 개막 전 이미 예매율을 끌어올렸고, 객석 점유율 95퍼센트, 누적 관객 4만 명이라는 성과로 그 저력을 입증했다. 현실적 고민과 보편적 정서를 섬세하게 엮어낸 각색이 돋보였고, 관객들은 극의 서사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번 해외 투어는 서울에서의 성취를 넘어, 새로운 장을 연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홍콩문화센터 대극장에서 ‘2025 홍콩 아시아플러스 페스티벌’의 개막을 장식한 뒤,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에서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문화교류의 의미 있는 무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싱가포르 무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해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초연의 감동을 빚어낸 전도연, 박해수, 최희서, 손상규, 남윤호 등 10인의 배우가 모두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이들의 호흡과 눈빛, 그리고 사이먼 스톤 특유의 현대적 연출이 국경을 넘어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극장의 문이 열리는 순간, 서울에서 움튼 서사가 아시아 무대에서 또 한 번 활짝 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벚꽃동산’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LG아트센터는 내년 호주와 미국 뉴욕 등으로 투어 무대를 확장할 계획을 밝히며, K-시어터의 세계화에 다시 한 번 시동을 걸었다. LG아트센터 서울 이현정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출가와 한국 최고 배우들이 만든 이번 무대가 K-시어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