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상회담 기간 심각한 도발 가능성”…빅터 차, 한반도 긴장 고조 전망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현지시간 25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의 만남을 앞두고, 양국 정치와 안보 지형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20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다음 주에 어떤 형태의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UFS·을지 자유의 방패), 그리고 미국과 북한 사이의 외교 공백이라는 세 요인이 동시에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 석좌는 “이 같은 조합은 과거 연구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 적이 없으며, 상당한 수준의 북한 적대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미사일(발사) 시험이나 심지어 핵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CSIS 시드 사일러 선임 고문 역시 “북한은 100만명의 인민군을 보유한 만큼, 여름 훈련 기간 동안 추가적인 군사력 과시나 미사일, 포병 시연이 자주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사일러 선임 고문은 다만 “북한의 도발이 치명적이거나 물리적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신중론도 더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무역적자 해소를 집중적으로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빅터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의 상품 무역 적자에 매우 예민하다”면서 “한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는 구체적 약속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국방부가 중국발 비상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보다 명확한 협력 방침을 바란다는 기류도 함께 설명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북아 긴장고조 국면에서, 미국 측은 한국이 동맹 역할 확대에 보다 확고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빅터 차 석좌는 “정상회담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하고 싶은 것과 부처 실무진의 공식 준비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현대화'가 핵심 의제로 거론됐다. 빅터 차 석좌는 “주한미군 태세 변경, 공군과 해군 능력 강화, 방위비 분담 협정 재검토,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방위산업 협력 등이 모두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먼저 찾았으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도 나설 예정이다. 카트린 카츠 CSIS 객원 연구원은 “한일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입장을 통일하는 모습은 미국에 긴장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부각하는 건 양국 모두에 유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미중 전략경쟁, 한일 미일 등 동맹구조 개편까지 복합 현안이 다뤄지며 향후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의 군사 동향과 대중·대일 외교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