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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효소 억제 신약 등장”…아스트라제네카, 고혈압 치료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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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효소 억제 신약 등장”…아스트라제네카, 고혈압 치료 효과 입증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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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 기술이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조절되지 않거나 기존 치료에 내성 있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신약 ‘박스드로스타트(Baxdrostat)’가 3상 임상시험에서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혈압 감소를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업계는 이번 임상성과가 복합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난치 고혈압 치료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연구(BaxHTN)에서 박스드로스타트를 두 가지 항고혈압제로 치료받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군과 세 가지 이상의 약제를 사용하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군 등 총 796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을 진행했다. 박스드로스타트는 알도스테론 합성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의 경구용 신약이다. 1차 및 2차 평가지표 모두 충족됐으며, 2㎎, 1㎎ 두 용량이 모두 12주 후 위약 대비 평균 수축기 혈압(SBP)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면서 치료 효과를 뚜렷이 보였다.

기존 고혈압 치료제는 주로 이뇨제, 칼슘채널 차단제, 베타차단제 등 직접적인 혈관 작용 또는 신장 작용을 중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박스드로스타트는 혈압 조절의 핵심 경로인 알도스테론 생산 자체를 차단해 표적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치료법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 이전 대비 치료 효율·환자 수용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에서는 여러 단계 복합치료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절반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13억 명이 고혈압으로 진단받고 있으며, 치료 불응성 환자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알도스테론 조절장애가 주요 생물학적 원인으로 검증되는 가운데,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도 표적 기반 혁신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박스드로스타트는 계열 최초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로 구분된다. 미국, 유럽에서도 박스드로스타트와 같은 신기전 고혈압 치료제 개발이 임상 단계에 있으나, 3상에서 뚜렷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사례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계기로 고혈압 임상의 ‘미충족 수요’ 해소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임상 기준에서 박스드로스타트는 양호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기록했다. 각국 보건당국은 신기전 고혈압 신약에 대해 안전성·장기 임상 효과, 약물 상호작용 등 추가 검증을 요구하고 있으며, 박스드로스타트도 미국 FDA 신약허가신청(NDA) 등 추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윌리엄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는 “여러 약물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혈압 강하를 보인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고혈압 환자의 표준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새로운 표적 기반 치료제 개발 경쟁이 얼마나 빨라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데이터, 제도적 평가 기준의 균형이 혁신 신약 시장의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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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박스드로스타트#고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