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 타이브레이크 명승부”…에라니-바바소리, 시비옹테크 제압→US오픈 혼합복식 2연패
찰나의 침묵이 흐른 3세트 타이브레이크 순간, 에라니와 바바소리는 악착같이 코트 끝을 지키며 상대의 강력한 역전을 틀어막았다. 숨을 죽인 관중도, 시비옹테크와 루드의 파상공세도 에라니-바바소리 조를 흔들지 못했다. 네트 위를 두른 긴장감 끝, 시비옹테크의 끝내기 샷이 네트를 맞고 굴절되자, 코트 밖은 환호성으로 물들었다.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4 US오픈 테니스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사라 에라니와 안드레아 바바소리 조가 이가 시비옹테크-카스페르 루드 조를 2-1(6-3 5-7 10-6)로 꺾고 정상에 우뚝 섰다. 이번 US오픈 혼합복식은 경기 형식과 상금 규모가 크게 변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단식 톱랭커들의 대거 출전이 눈길을 끌었다.

에라니-바바소리 조는 예선부터 주요 단식 스타들을 연거푸 제압하며 결승까지 무실세트로 내달렸다. 16강전에서 엘레나 리바키나-테일러 프리츠 조, 이어 카롤리나 무호바-안드레이 루블료프 조, 대니엘 콜린스-크리스천 해리슨 조를 내리 돌려세웠다. 결승에선 여자 단식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시비옹테크와 남자 메이저 결승 경험이 있는 루드라는 막강 라이벌을 만났다.
팀워크가 빛난 첫 세트, 에라니-바바소리 조는 6-3으로 리드하며 상대를 따돌렸다. 곧바로 두 번째 세트에서 시비옹테크-루드 조가 끈질기게 추격하며 게임을 5-7로 따내 균형을 맞췄다. 결국 승부는 10점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경기 마지막, 바바소리는 루드의 강력한 공격을 백핸드 발리로 막아내며 네 포인트를 연이어 잡아냈고, 점수 차를 9-5까지 벌렸다. 관중들의 숨결 속에서 이어진 마지막 랠리, 시비옹테크의 네트 샷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 우승으로 에라니와 바바소리는 US오픈 혼합복식 2연패이자, 개인 복식 우승 기록도 한층 쌓았다. 특히 에라니는 메이저 9번째 복식 우승을, 바바소리는 에라니와 혼합복식에서만 세 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반면, 단식 경력의 시비옹테크와 루드는 파트너십의 벽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US오픈 혼합복식은 경기 형식 변화와 함께 우승 상금이 100만달러로 확대돼 선수들 사이 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단식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며 기존 복식 전문팀과의 대결이 관심을 끌었다. 최종 무대에서 복식 전문 선수들의 노련함과 탄탄한 호흡이 주목받았다.
낯선 룰과 새 얼굴들, 뜨거운 환호 속에서 기록된 승부였다. 선수들의 땀과 집념은 코트 위에 오롯이 남았다. 세계 최정상급 단식 선수들과 복식 챔피언이 펼친 진검승부는 2024 US오픈만의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