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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인스타식 피드 도입”…광고 논란에 이용자 반발 확산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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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인스타그램식 피드와 대형 광고를 전면 도입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카카오가 친구 탭에 타임라인 형태의 사용자환경(UI)을 적용하고 광고 노출을 대폭 강화하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광고에 미친 업데이트”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과거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가난하지 않다”며 광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점 때문에, 이번 변화가 기업 전략 전환의 신호탄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에서 친구 목록이 단순 연락처 리스트에서 타임라인 중심 피드로 개편되고, 인스타그램식 게시물 노출과 더불어 대형 광고가 함께 등장한 것이다. 업계에선 플랫폼 내 체류 시간 확대와 수익화 전략 전환을 동시에 노린 개편으로 해석한다. 특히 광고 배너가 친구 피드 사이에 삽입돼 사용자 경험이 크게 훼손됐고, “SNS 하러 카톡 쓰지 않는다”, “광고 보려면 탈퇴하겠다” 등 부정적 반응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서 이용자들이 2012년 5월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광고를 넣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힌 공식 공지를 다시 소환한 점은 상징적이다. 광고 도입 시점과 서비스 개편 때마다 반복 소환됐던 이 입장은, 현행 수익성 극대화 전략과 대조를 이룬다. 실제로 2019년 광고 도입, 2021년 동영상 광고 검토 등 카카오의 행보마다 “이제 가난해졌나”라는 회의적 반응이 잇따랐다.

 

기술적 측면에서 이번 UI 변화는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콘텐츠 노출 등 플랫폼 상업화의 전형적 모델을 모방했으나, 국내 메신저 이용 행태와 서비스 본연 가치와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해외 메신저 플랫폼 역시 광고와 콘텐츠 피드의 조합 효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카카오톡은 지금까지 직관성과 사생활 보호를 내세워 차별화해왔다. 이에 이용자 피로도와 이탈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내부적으로도 반발의 목소리가 표출됐다. 카카오 현직 개발자가 익명 커뮤니티에서 “이번 업데이트는 다수 직원 반대에도 특정 인사의 강한 지시로 기획됐다”고 주장하며, “개발자와 디자이너 모두 사용자 편의를 우선했다면 이런 개편을 원하지 않았다”는 내부 분위기가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신저 시장은 이용자 신뢰 기반 생태계”라며 “광고 수익 강화가 시장점유율, 고객 충성도에 구조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규제나 개인정보 보호 등 현행 법제도와의 충돌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대규모 피드 개편에 따른 데이터 활용·조작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는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실제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아니면 오히려 장기 이용자 이탈을 부를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적 혁신만큼 기업의 기조와 이용자 신뢰, 산업구조 전환이 향후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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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광고#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