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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요동”…뉴욕증시 전 지수 급등세→이란 우려 완화로 투자자 심리 전환
국제

“월가,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요동”…뉴욕증시 전 지수 급등세→이란 우려 완화로 투자자 심리 전환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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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의 금융가에는 다시 한 번 낙관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6월 20일 아침, 월스트리트 상공을 스치는 바람은 미약한 긴장감 대신 기대와 희망의 숨결을 실어 나른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트자마자 나란히 오름세로 출발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46포인트 넘게 치솟았고, S&P500과 나스닥 역시 강한 반등을 선보였다.  

 

이날 시장의 심장박동을 자극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흘린 단 한 마디였다. 그는 “7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조기 인하의 문을 열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그간 제롬 파월 의장 입에서 반복적으로 전해졌던 ‘신중론’과는 대비된다. 그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찾았고, 월가는 한층 생기를 띠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상승 출발…7월 금리 인하 기대·이란 리스크 완화
뉴욕증시 3대 지수 상승 출발…7월 금리 인하 기대·이란 리스크 완화

지정학적 우려 역시 소강상태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대응 결정을 2주 뒤로 유예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비쳤다. 잠시나마 세계가 가슴을 졸였던 중동 위험은 한 템포 가라앉았고, 시장은 빠르게 안도를 주고받았다.  

 

월가에서는 대부분 업종이 활기를 찾았다.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기술, 통신서비스 등 여러 분야가 일제히 반등했고,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났다. 한편, 헬스케어 업종은 미세한 조정 기운 속에 잠시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종목별로는 중고차 소매업체 ‘카맥스’와 건축자재업체 ‘GMS’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인수 소식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다든 레스토랑’도 매출 호조와 자사주 매입 소식에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다. 이런 흐름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동시간대 유럽의 주요 지수 역시 월가와 공명을 이루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의 시장에서도 상승의 물결이 일렁였으며, 투자자들은 조심스레 ‘회복’이라는 두 글자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위험 완화와 함께 소폭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 모두 내림세를 기록했는데, 중동의 군사적 위기가 당장의 공급 차질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이 포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앞에 남은 숙제로 연방준비제도의 공식 결정과 이란 사태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두 변수를 꼽았다. LPL파이낸셜 제프 부크빈더 수석 전략가는 “이란 에너지 인프라, 핵시설, 그리고 체제 유지라는 불확정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고 진단하며, 시장의 불안과 희망이 동시에 숨 쉬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7월 연준 회의와 중동의 미묘한 긴장, 그리고 에너지 시장의 미세한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의 새벽은 언제나 세계 경제의 맥박과 연결돼 있다는, 오래된 진리가 다시금 확인된 하루였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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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연방준비제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