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아이폰 포렌식 작업 의뢰”…특검, 강의구 등 ‘VIP 격노설’ 핵심 인사 소환
채상병 사건 관련 수사외압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특검과 전 대통령실 핵심 인물 간 소환 갈등으로 비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이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이 대검찰청에 공식 의뢰된 가운데, 비밀번호 미제공 등 절차적 난관과 ‘VIP 격노설’ 중심 인물 줄소환이 맞물리며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지난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아이폰 1대를 놓고, 대검찰청에 포렌식 작업을 요청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15일 브리핑에서 “이미 의뢰한 것으로 안다”며 “사건 관계자와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사자가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상황이라,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이 가능한지 확인 중”이라며 “아직 결과는 통보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복심’으로 불려 온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회의 참석자 왕윤종 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 등 핵심 인사를 잇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며 수사를 빠르게 확대했다. 강 전 실장은 16일 소환될 예정이며, 정 특검보는 “채상병 사망 직후부터 수사 등 일련의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강의구 전 실장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2023년 7월 31일 해병대에 ‘VIP 격노설’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연락한 것으로 지목된다.
특검팀은 또, 이날 왕윤종 전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대통령실 회의 상황과 ‘격노설’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전날에는 회의 참석자였던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에 대해 6시간가량 참고인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 결과 보고를 받으면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질책하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조사 결과를 바꾸라고 직접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회의 참석자 명단에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대통령실의 사건 개입 의혹, 수사 외압 경로 및 관련자 연락 내역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조만간 회의 참석자 대부분에 대한 소환 조사가 차례로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 경색과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윤 전 대통령 핵심 라인 줄소환과 포렌식 진척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여야 간 해병대 사건 진상 규명 방향을 둘러싼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검팀은 추후 대통령실 및 관계 기관 추가 압수수색, 주요 인물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