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경기 안타·도루”…김하성, 더럼전 맹활약→부상 복귀 신호탄
9일 만의 복귀, 김하성에게 주어진 무대는 고통의 시간을 뛰어넘는 도전의 장이었다. 지난해 어깨 수술과 이른 재활, 예상치 못한 햄스트링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이어졌지만 김하성의 방망이와 발끝은 마침내 또 한 번 변화를 예고했다. 현지 팬들의 따뜻한 박수는 곧 김하성에게 바친 격려이자 기다림의 답장이었다.
21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파필리언 베르너 파크. 트리플A 더럼 불스의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 투수는 메이저리그 경력의 베테랑 리치 힐이었다. 1회, 빠른 146킬로미터 직구에 정확하게 배트를 맞혀 좌익수 방면으로 날카로운 안타를 만들어냈다. 타구 속도 169킬로미터, 다시 뛰기 위한 자신감이 엿보인 순간이었다.

이후 김하성은 3회와 5회 각각 번트와 내야땅볼, 6회 중견수 뜬공에서 아웃됐지만 8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볼넷으로 출루한 뒤 민첩한 스피드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부상 복귀 후 컨디션이 한층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트리스탄 피터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점수까지 올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하성은 경기 후 “돌아오는 시간이 길었지만, 팀과 팬들이 전해준 응원에 힘을 얻어 다시 뛸 수 있었다”며 얼굴에 안도와 각오가 동시에 묻어나는 소감을 전했다. 탬파베이 구단 또한 “김하성의 복귀가 팀의 시즌 후반부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하성은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1도루로 역할을 다하며, 마이너리그 시즌 타율을 0.214로 끌어올렸다. 더럼 불스는 강호 오마하를 12대 3으로 완파하며 최근 기세를 이어갔다. 김하성이 돌아온 라인업 덕분에 더럼의 내야진에는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탬파베이 구단은 김하성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면밀히 점검한 뒤, 메이저리그 콜업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다. 남은 재활 경기의 결과가 곧 본진(탬파베이) 내야 전력의 형태를 바꿀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9일 만에 다시 뛴 하루, 그라운드 위 김하성의 표정은 어딘지 담담하면서도 단단했다. 침묵 속의 응원, 몸을 더듬는 작은 동작들은 부활의 신호처럼 다가왔다. 탬파베이의 내야는 김하성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의 이야기는 6월 21일 밤, 미국 현지의 작은 구장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