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카겔 ‘남궁 페페레’ 첫 선”…실험적 혼합에 숨은 서사→팬심 요동

서울 성수동 폐공장, 특별한 기계음이 가득한 공간에 실리카겔이 새로운 음악적 변화를 예고했다. 스포티파이와 함께한 ‘스피키지 라이브’에서 실리카겔은 신곡 ‘남궁 페페레’를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 잠들어 있던 감각들을 깨우듯 밴드만의 실험정신을 거침없이 펼쳐냈다. 익숙한 듯 낯선 전자 사운드와 보사노바 리듬, 어쿠스틱 질감까지 한데 섞인 이 무대는 관객의 마음 속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자극했다.

신곡 ‘남궁 페페레’는 1년 7개월 만에 선보인 실리카겔 특유의 독자적 색채와 실험적 사운드를 집약한 곡으로, 이국적 리듬과 한국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미셸 자우너가 이끄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피처링까지 더해 훨씬 깊어진 음악 세계를 예고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기타 김춘추가 듀엣 파트를 완벽히 소화하며 곡의 새로운 출발점을 알렸다. 김한주는 “팀 내에서 기계적 분위기를 넘어 변화 자체를 즐기는 마음으로 새로운 작업에 임했다”며 향후 다양한 장르와 음악적 혼합, 브라질 음악 차용 역시 시사했다.

무대 분위기만큼이나 체험 요소도 인상적이었다. 이미지가 변하는 렌티큘러 굿즈부터 포토부스, 무알콜 칵테일까지 오롯이 실리카겔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서 팬들은 더욱 깊이 음악을 체험했다. 공연에서는 신곡 외 ‘에이펙스’, ‘적스타포지션’, ‘노 페인’ 등 대표곡이 이어졌다. 팀의 상징적 세계관을 투영한 신곡 제목 ‘남궁 페페레’에 대해 베이스 최웅희는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세계의 일부”라고 의미를 전했고, 김건재 역시 “이번 곡이 어른스러운 변화를 알리는 시초”라고 밝혔다.

국내외 음악씬에서 실리카겔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다. 록, 인디를 넘나들며 실험적 사운드로 반향을 일으키는 실리카겔의 움직임과 더불어, 최근 1년간 스포티파이 기준 K-록 장르 스트리밍 증가와 인디 코리아 플레이리스트 리브랜딩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인디 음악의 파급력도 뚜렷하다.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팬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스포티파이 아시아·태평양 제너럴 매니저 과탐 탈와르는 “아티스트와 팬이 더욱 가까워지는 순간”의 의미를 강조했다.

실리카겔은 신곡 ‘남궁 페페레’를 10일 오후 6시 정식 발매하며, 이는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 이후 1년7개월 만의 신작이자 후속 앨범의 신호탄이다. 나아가 8월 말 단독 콘서트와 함께 본격적인 하반기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 올여름 음악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