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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SEC 소송 연기설 확산”…전직 SEC 변호사 반박→암호화폐 시장 ‘긴장 고조’
국제

“리플‧SEC 소송 연기설 확산”…전직 SEC 변호사 반박→암호화폐 시장 ‘긴장 고조’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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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법정 심판대 위에 선 암호화폐 리플(XRP),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장대한 소송 일정은 또다시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섰다. 8월 15일로 판결 선고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커뮤니티를 가르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변호사인 마크 페이글의 반론이 급물살을 탔다. 불확실성은 증폭되고, 암호화폐 시장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졌다.  

 

이번 논란은 XRP 커뮤니티의 중심에서 활약하던 미셸 커비의 게시글에서 시작된다. 커비는 최근 영상에서 “SEC와 리플의 소송 일정이 2025년 8월 15일로 연기됐다”고 주장하며, 미국 당국의 반복되는 일정 지연에 실망을 표했다. 그는 특히 캐나다에서 두 건의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현실을 꼬집으며, “미국은 내에서 탄생한 혁신조차 온전히 제도화하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정부가 에스크로 물량 일부를 직접 보관하게 될 것이란 장밋빛 추측까지 뒤섞였다.

리플 XRP 소송 일정 혼선… 전 SEC 변호사 “8월 15일 연기 사실 아냐” 정정
리플 XRP 소송 일정 혼선… 전 SEC 변호사 “8월 15일 연기 사실 아냐” 정정

그러나 사태는 조속히 제동이 걸린다. 마크 페이글은 논란이 일자 직접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SEC 소송이 8월 15일로 연기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담당 지방법원 판사가 언제든 결정할 수 있어, 며칠, 몇 주, 혹은 더 짧은 시일 내에도 판결이 나오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는 법적 해석을 덧붙였다. 기한의 연장 주장에 대해 분명한 ‘아니오’가 내려진 순간이었다.

 

리플과 SEC의 소송전은 오랜 시간 암호화폐 산업 전체의 규제 불확실성을 상징해왔다. 최근에는 XRP 현물 ETF 승인과 관련한 미국 규제 당국의 심의가 시장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4월, SEC는 프랭클린 측이 신청한 XRP 현물 ETF에 대해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규정 변경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 개시 명령만 내렸다. 6월 17일까지 판단을 유예한 SEC는 해당 일자에 추가 공청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뚜렷한 결정 없이 시간을 끌었다.  

 

미국 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캐나다 등 몇몇 국가에서는 XRP 기반 ETF가 이미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각국 규제기관의 속도 차는 미국 투자자들의 불신을 깊게 하고 있다.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와 불투명한 로드맵은 SEC의 암호화폐 정책 전반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투자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명확한 해답을 원하지만, 소송의 실질적 일정은 법원의 손에 달려 있다.

 

법적 혼선과 루머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크 페이글의 목소리는 사실과 해석의 경계를 또렷하게 나눈다. “판결의 시점은 오직 판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며, 커뮤니티 내 자의적 일정 유포에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현재 시점, 리플과 SEC의 소송은 특정 기한에 얽매이지 않는 채 심연에 머물러 있다. 남은 것은 법원의 공식적 선언과, 시장을 뒤흔들 단 한 줄의 판결문뿐이다. 암호화폐의 운명, 그리고 미국 규제정책의 내일이 과연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 전 세계의 시선이 깊은 밤 그 끝에 머물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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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sec#x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