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칼날에 비친 부녀의 광기”…메스를 든 사냥꾼 충돌→파국 직전의 서사 궁금증
어둠이 내린 장면을 뚫고 들어오는 박용우의 눈빛은 단번에 극 전체의 온도를 낮춘다. 미묘하게 떨리는 미소와 맨손에 쥔 칼 끝, 그리고 박주현이 연기하는 세현과의 일그러진 시선 교차는 조금씩 숨을 조이듯 보는 이의 감각을 깨운다. 스크린을 가르는 침묵 뒤에는 정교하고도 치명적인 부녀의 서사가 자리했다.
LG유플러스 STUDIO X+U의 미드폼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에서 박용우는 연쇄살인마 윤조균 역으로 파격적인 존재감을 새긴다. 그러나 이 캐릭터의 실체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었다. 딸 세현을 자신만의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광기 어린 집착은 증거 조작과 애증, 그 경계마저 무너뜨리며 극을 압도했다. 박용우는 매끄러운 음성과 차가운 표정 변화, 남모를 불안이 엉킨 눈빛 하나로 윤조균의 이중성을 살아 숨 쉬는 불안함으로 완성했다.

서늘한 액션과 격렬한 감정 연기는 서사의 밀도를 한껏 높였다. 세탁물로 세현의 목을 조르는 장면, 맨손으로 칼을 드는 찰나의 미소 등, 박용우는 위태로움과 애정 사이를 오가며 잔혹한 부녀의 화학작용을 절정까지 몰고 갔다. 말미에 등장한 “말을 안 듣네, 응? 그러면 벌을 받아야지”라는 낮고 차가운 대사는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의 잔혹한 미스터리에 불을 지폈다.
박주현은 분노와 두려움, 혼란이 교차하는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극적인 몰입을 이끌었다. 두 배우의 날 선 에너지와 강렬한 신경전은 평범할 수 없는 가족의 파국을 예감케 했다. 재단사 살인사건과 미제 사건의 연결, 끊임없이 격돌하는 부녀의 정서적 균열에 균형을 잃은 감정이 무너졌다.
폭풍 같은 감정선과 광기 어린 이성은 결국 인간적인 비극으로 번진다. 침묵이 무너지고, 한 마디 말과 치명적인 손짓까지 모두가 불길한 예감 앞에 매달려 있다. 박용우가 연기하는 윤조균의 정체와 부녀의 운명은 어디로 흐를지, 시청자들은 숨죽인 채 그 결말을 지켜보고 있다.
‘메스를 든 사냥꾼’은 매주 월, 화, 수, 목 U+tv, U+모바일tv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며, 박용우와 박주현의 심연을 파고드는 열연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