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은 연합국 선물”…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야권 ‘친일 역사왜곡’ 파면 요구 확산

광복절을 둘러싼 역사인식 논란이 정치권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을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이 강하게 반발하며 파면 및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형석 관장은 이에 대해 해명을 내놨지만,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형석이 궤변 비판에 반성은커녕 자신의 광복절 기념사가 광복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상반된 시선을 지적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이라고 항변했다”며 “한마디로 요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왜곡하는 자들에게 독립운동의 숭고함을 앞장서 설파해야 할 독립기념관장”이라며 “중립을 가장해 현란하게 혀를 놀리며 독립 투쟁을 폄훼하려면 절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임명한 뉴라이트 친일 인사”라고 규정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 대변인은 “하루빨리 청산돼야 할 친일 인사에게 국민 혈세로 임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께서 공분하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역시 뉴라이트 및 역사 왜곡 세력으로 지목하며 조속한 거취 결정을 압박했다.

조국혁신당도 즉각 논평을 내고 김형석 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윤재관 수석대변인은 “뉴라이트 역사관을 국민통합이라는 미명 하에 인정하자는 이 자의 입을 방치하는 것은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석 관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비판 여론이 일자 그는 곧바로 “일부 언론에서 일부만 발췌해 왜곡 보도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의 반발 기류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김형석 관장과 윤석열 정부 임명 인사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광복절을 매개로 한 역사 인식 논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 사안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