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지명→국민우려 확산”…김용태, 이재명 정부 도덕성 논란에 직격

서울의 여름 빛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저녁,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변호사협회 회관 앞에 선 때, 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움 속에 묵직한 고민을 담고 있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20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에 계시다 보니 국민의 우려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깊은 불신을 꺼내 들었다.  

그가 던진 말에는 당의 혁신에 대한 애정 어린 요청과, 집권 여당으로서의 숙연한 책임감이 겹쳤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께서 김 후보자가 방탄이나 사법 장악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총리로 지명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며, “총리란 자리는 마음의 빚을 갚는 곳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무총리 임명은 단순한 인사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과 신뢰의 축임을 상기시키는 듯했다.  

이어 “김민석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문제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도덕적 의혹을 외면한 채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구태정치다”라며 야당의 검증 의무를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이 국민통합의 최대 걸림돌임을 시사했다. “김 후보자는 위기 조정 능력을 보여준 경험조차 없다”고 점잖게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용태 위원장의 발언이 단순한 정파적 공방을 넘어선, 집권 여당 내부의 깊은 자기 성찰을 반영한다고 평가한다. 그는 “비대위와 원내대표 모두 혁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의원들이 대선 패배의 상처를 되돌아보고 함께 변화의 길에 나설 때”라고 당내 협력을 호소했다.  

조정훈 의원이 제안한 ‘전권 혁신위원장’ 기용설에 대해선 자신의 인내심이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미 많은 혁신안과 개혁안을 내놨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 전권 혁신위원장 제안은 맞지 않는다"고 단호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전대가 아니라, 당이 국민 사랑을 다시 얻고 자기 반성과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언급해, 개인의 진로보다 당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김용태 위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 김정욱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일들이 실상은 사법 장악 시도라 우려된다”고 덧붙이며,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거듭 전달했다.  

정치권의 시선이 다시 ‘도덕성’과 ‘책임’이라는 고리로 집약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 혁신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수렴될지 주목되고 있다.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 김민석 총리 후보자 검증과 임명안 처리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