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등번호 품었다”…야말, 바르셀로나 10번 계승→레전드 명문 새 역사 도전
캄프 누를 가득 메운 환호성과 전광판에 번진 새벽빛 사이, 라민 야말은 상징적 순간을 맞이했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의 손에서 10번 유니폼을 건네받는 찰나, 바르셀로나 팬들은 레전드의 맥이 이어지는 감동에 눈을 떼지 못했다. 단순한 등번호 교체가 아닌, 축구의 전통과 미래가 만나는 자리였다.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구단은 17일 야말이 2024-2025시즌부터 10번을 달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등번호 변경은 야말이 바르셀로나와 2031년 6월 30일까지 재계약을 체결한 직후 이뤄진 결정이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41번으로 데뷔했고 27번에서 가능성을 증명했으며 19번으로 입지를 굳혔다”며 “이제 10번을 달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시간”이라고 야말에게 거는 기대를 전했다.

바르셀로나의 10번은 클럽의 심장과 같은 등번호로, 디에고 마라도나와 호마리우,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그리고 리오넬 메시까지 세계 축구사의 거장들이 거쳤다. 메시가 떠난 뒤 안수 파티가 10번을 달았으나, 잦은 부상에 성장세가 더뎠고 현재는 AS모나코로 임대된 상황이다.
야말은 바르셀로나 유소년 아카데미생으로 7세에 입단해 두각을 드러내왔다. 2023년 4월, 15세 290일 만에 라리가 역대 최연소 데뷔를 이뤘으며, 이어 16세 38일에는 최연소 선발 출전, 16세 87일에는 최연소 득점 기록도 작성했다. 2023-2024시즌 공식전 55경기 18골, 그중 라리가 35경기에서 9골의 인상적 성적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가 주요 대회 정상에 오르는 데 결정적 힘이 됐다.
국제 무대에서도 야말의 행보는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부터 스페인 대표팀에 최연소로 선발돼 16세 57일의 나이로 A매치 출전 및 득점, 또 유로 최연소 출전(16세 338일) 기록을 세우며 스페인의 미드필더 계보 한가운데에 이름을 올렸다.
바르셀로나는 야말의 잠재력과 성장세를 높이 평가하며 2031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은 새로운 10번의 등장에 전체 팬심이 응집되는 분위기다. 한편, 야말은 최근 18세 생일 파티와 관련해 스페인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엔드라인의 정적과 이른 새벽의 차분한 공기가 뒤섞인 캄프 누. 오래 기다렸던 등번호 10번은 젊은 재능이 다시 어깨에 올렸다. 축구팬들은 변치 않는 신화와 야망의 시작을 함께 지켜보며, 야말의 향후 활약을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