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 공방”…이민성호, 호주전 0-0→데뷔전 무승부
새로운 시작이었다. 벤치와 관중 모두가 숨을 죽인 순간,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끈질기게 호주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득점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이민성 감독의 데뷔전은 수없이 오간 탄식 속에서 막을 내렸다.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 U-22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이민성 감독이 처음으로 공식 지휘봉을 잡은 무대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치러진 점이 경기의 의미를 더했다.

이민성 감독은 배준호(스토크 시티) 한 명만 유럽파로 선발 기용하고, 나머지 라인업은 전원 K리그 선수들로 조합했다. 조진호(라드니츠키), 김용학(포르티모넨스) 등도 후반 교체로 대기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배준호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21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배준호가 논스톱 슈팅을 시도하며 첫 번째 위협을 만들었지만,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7분 뒤에는 채현우(안양)의 크로스를 집중력 있게 잡아내 또 한 번 골문을 노렸으나, 슈팅이 불안정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무거운 균형이 이어지자 이민성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배준호를 빼고 이준규(대전)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이어진 후반 13분, 이승준(코르파칸), 김용학 등 유럽파를 투입해 공격 강화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승준은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 경남FC 감독의 차남으로 주목받았다.
반면 호주 수비진은 선방과 정돈된 조직력으로 골문을 지켰고, 후반 중반 이후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한국의 공격 기회를 줄였다.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은 막판까지 압박과 패스 플레이로 돌파를 꾀했으나 끝내 마수걸이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이민성 감독은 “결과에 아쉬움도 있지만 선수들의 움직임과 조직력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기장에는 젊은 선수들의 투지와 패기에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대표팀은 오는 9일 시흥에서 다시 한 번 호주와 비공개 평가전을 나선다. 이민성 감독은 데뷔전에서 무승부로 패배를 피하고 무패 스타트를 기록했다. 2026 아시안게임을 겨냥한 긴 여정 속에서 이번 평가는 젊은 선수들에게 값진 경험과 희망을 남기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서막을 예감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