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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넘어선 한국 의약품”…미국 수입국 10위 진입, 대미 진출 확대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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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넘어선 한국 의약품”…미국 수입국 10위 진입, 대미 진출 확대 신호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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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의약품이 글로벌 무역구조의 변곡점에서 미국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2024년 들어 의약품 수입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음에도,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월별 의약품 수입국 10위권에 진입했다. 관세 조정, 비축 정책 등 주요 변수로 다수 국가의 대미 수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순위 상승을 ‘포스트 관세 경쟁’ 시대 한국 생명과학산업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6월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월별 의약품 수입액은 151억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3월 317억 달러, 4월 205억 달러, 5월 190억 달러로 2분기 들어 급감하는 모습이다. 관세 인상, 현지 의약품 비축 전략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입국 1위 아일랜드 또한 수출이 줄어드는 등 대부분 국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월별 순위가 2024년 1월 13위에서 6월 사상 첫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관계자들은 관세 우회전략,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 비중 확대, 미국 시장에 특화된 임상 및 수출 포트폴리오 구축을 주요 배경으로 본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등 다변화된 제품군이 현지 대형 제약사의 공급망 재편 수요와 맞물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성과는 주요 경쟁국 대비 두드러진 흐름이다. 유럽연합, 일본 등 전통 강국들이 관세 부담과 미국 내 우선구매 정책에 막혀 입지가 약화된 반면, 한국은 선제적으로 규제변화에 대응하고 품질인증 및 현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실효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미국 FDA가 바이오의약품 허가 프로세스를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개선한 점도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산업계는 이번 10위권 진입을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 수출 동력 확보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의약품에 대한 품질·트레이서빌리티 요구가 엄격한 시장이기 때문에, 해당 인증 및 지속적 R&D 투자 없이는 외형 성장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며 “일관된 품질, 첨단 제조 역량, 공급망 관리가 핵심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2023년 기준 의약품 수출 943억 달러, 수입 2126억 달러로 압도적인 수입국 지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순위 변화는 한국 바이오 업계의 글로벌 입지 확장 뿐 아니라, 향후 한미 무역정책, 첨단산업 협력구도에도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계는 관세 장벽 완화, 현지 시장 신뢰 구축, 규제 적응력 확보가 결합된 한국 바이오 기업 모델이 실제로 대형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무역 구조 변화에 조응한 자생력이 앞으로 성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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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의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