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단 한 명도 없다”…최형두, 국가 차원 장기 전략 촉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 수준이 세계 상위권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정치권이 제도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양적 성장에 머문 기초과학 시스템을 비판하며 국가 차원의 ‘노벨 이니셔티브’ 도입을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세계 2위, 투자 규모는 1,210억 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312명), 영국(104명), 독일(98명), 프랑스(43명), 일본(28명)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부문에서 아직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역량이 양적 성장의 껍데기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연구개발 시스템에 대해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 구조, 기초연구 홀대, 과도한 행정 규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탓에 산업화 시대의 추격형 모델에 고착돼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최 의원은 R&D 전체 예산 중 기초연구 비중을 OECD 평균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노벨 이니셔티브’ 등 국가 차원의 초장기 과제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5~10년 단위 동료평가체제 도입, ‘도전 연구 펀드’ 신설로 신진·중견 연구자에게 지원을 확대하고, 연구비 자율성 강화와 핵심 인재 유치·육성, 글로벌 융합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당은 성과 위주의 정책에서 창의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환경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예산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학계 일각에선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 없인 경쟁력 갖추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형두 의원은 “예산 증액만으로 과학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창의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혁신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는 과학기술 부문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기초연구 시스템 혁신을 둘러싸고 팽팽한 논쟁을 벌였다. 정부와 국회는 향후 ‘노벨 이니셔티브’ 등 초장기 국가과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