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중책에 친명 중진 전면 배치”…이재명 1기 내각, 전문가·의원 입각 동시 강화
내각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 기싸움이 뜨겁게 전개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9일 1기 내각을 사실상 완성했다. 청와대는 개혁 강조 부처엔 중량급 정치인을, 경제·교육 등 민생 안정 부처엔 각 분야 전문가를 집중 배치해 정치와 실용, 두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돌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지난 23일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와 1개 부처 장관 유임에 이어 내각 19곳 중 17곳 자리가 채워지며 조기 인선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이 시급한 곳엔 힘 있는 정치인, 정책과 미래 전략엔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등용한다”는 원칙 아래, 법무·행안·국방 등 개혁 중책 부처에 친명계 5선 중진 의원인 정성호, 윤호중, 안규백을 각각 법무부, 행안부,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택했다. 이들은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돈독한 정치적 인연을 바탕으로, 장관으로서의 상징성 대신 개혁 추진 동력을 중시한 인선 성격을 드러냈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가 지명됐다. 적잖은 정치권 예상을 깨고 경제 난국 극복을 위한 실용 기조가 강조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내외 변수로 경제 상황이 엄중한 점을 감안해, 예산 편성 등 실무에 탁월한 역량을 갖춘 관료 경험자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내각 내 현역 의원 수 확대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날 추가 지명된 의원까지 포함,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엔 8명의 현역 의원이 투입된다. 이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많은 숫자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선 추경호·박진 등 4명, 문재인 정부에서 5명, 박근혜 정부에선 3명, 이명박 정부에서는 의원 출신 각료 입각이 극히 드물었다.
여당이 국회 절대 다수를 점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위기 극복 및 검찰·군 개혁 과제의 조기 완수를 위해 입법과 행정의 유기적 협력을 중시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동시에 기존 대통령제에서의 3권 분립 원칙에 대한 경계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 검증받은 인사 중심의 내각은 개혁 신뢰도를 높인다”는 기대가, 야권에서는 “국회-행정부 분리 원칙 훼손”이라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산업·과학·교육·복지 등 민생 관련 부처에선 전문성을 갖춘 인재 영입이 돋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과기정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엔 각각 LG와 네이버 출신 민간 전문가들이 발탁됐다. 교육부는 대학 총장 경험자 이진숙 후보자, 복지부는 방역을 이끈 정은경 후보자가 중용됐다.
다만 내각 여성 비율은 29.4%로, 지명 혹은 유임된 17개 부처 중 여성 장관은 5명에 그쳤다.
이날 국회는 개혁 가속과 전문가 내각의 적정성, 3권 분립 논란을 두고 뜨거운 공방을 이어갔다. 정가 안팎에선 향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이 같은 내각 구성이 어느 정도 개혁 성과와 민생 안정을 이끌지, 그리고 여야 대립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추가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