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본능 폭발”…이정후, 52일 만의 멀티히트→샌프란시스코 역전승 불 지폈다
바람이 다시 이정후를 감쌌다. 52일 만에 터진 장타 두 방과 완벽한 수비가 샌프란시스코의 그라운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에서 이정후의 방망이는 묵직하게 적막을 깨며, 팀에 소중한 역전승의 문을 열었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오라클 파크에서 치러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 경기. 이정후는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렸다. 시즌 타율도 0.269에서 0.274까지 다시 올랐다. 1회말, 0-2로 뒤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첫 번째 2루타는 경기 전체의 리듬을 바꾸는 작은 불씨였다. 비록 후속 타선이 침묵했지만, 관중의 시선은 이미 이정후에게 머물렀다.

수비에서도 이정후는 빛났다. 2회 상대의 날카로운 타구를 몸을 내던져 잡아내며 위기를 틀어막았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와 3루수 사이,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떨어지는 두 번째 2루타를 터뜨렸다. 번뜩이는 빠른 판단과 과감한 배트 스윙이 결정적이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맷 채프먼이 홈런을 만들었고, 이정후는 득점까지 추가해 팀 내 흐름을 완전히 이끌었다.
7회말,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가 5-5로 팽팽히 맞선 승부처. 이정후는 제이슨 애덤을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희생타를 만들며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벤치와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고, 구단 관계자들은 “이정후의 공격과 수비가 모두 결정적 활약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SNS에는 “이정후가 팀 전체의 분위기와 결과를 바꿨다”는 격려가 이어졌다.
이날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중상위권 경쟁에서 버팀목을 놓았다. 이정후는 4월 이후 처음 맞이한 멀티장타로 팀의 타선 전체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은 뉴욕 메츠전에 결장하며 팀이 1-6으로 패했고, 김하성은 탬파베이 마이너리그에서 6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루를 온전히 자신에게 던진 이정후의 손끝, 중압감 속에서도 묵묵히 휘둘렀던 방망이에서 팬들은 위로와 응원을 동시에 발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휴식 뒤, 7일 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와 3연전을 예고했다. 6월의 야구장은 또 한 번 새로운 장면을 그려 넣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