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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병원과 집을 잇는다”…서울성모, 닥터앤서 3.0 출범 → 의료 패러다임 전환 신호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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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암, 심장질환, 만성 피부질환 등 주요 질환의 환자 예후관리 영역까지 확대되며 의료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대표 AI 기반 의료 프로젝트인 ‘닥터앤서 3.0’ 사업단의 주관 기관으로 공식 출범해, 병원과 가정을 연계한 맞춤형 AI 예후관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의료 AI 활용 경쟁의 실용화 전환점’으로 평가 중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1일, 옴니버스 파크에서 닥터앤서 3.0 사업단 출범식을 열고 AI 기반 예후관리 서비스의 개발과 글로벌 실증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대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단장으로서, "환자가 AI 도움으로 치료 후 예후를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의료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닥터앤서 3.0은 AI를 활용한 환자별 위험예측,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조기치료 개입 등 기존 진단 보조의 한계를 넘어 환자 주도형 건강관리 체계로 발전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이 맡은 제1세부과제는 유방암·신장암·심장질환·피부질환 등 4대 영역을 병원과 가정이 연동된 통합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예를 들어,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림프부종이나 폐경 이환 위험을, 신장암 환자는 신부전 발생 가능성을 AI로 예측해 맞춤형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가정 내 AI 소프트웨어가 웨어러블 등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심장마비 같은 응급 상황 전조를 조기에 감지·통지한다. 피부질환(아토피 등) 환자는 멀티모달 AI 의사결정 지원으로 급성 악화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의료 AI가 의료진 보조 진단에 한정됐던 기능을 뛰어넘어, 장기 재활·만성 질환 등 일상 돌봄 관리에 융합된 점이 차별점이다. 웨어러블 기반의 데이터 연동, 환자 앱을 통한 정보 제공, 예후 관리 알고리즘의 지속적 학습 기능이 핵심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료 AI의 실효적 활용은 의료기관 내 진단 자동화에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닥터앤서 3.0에서는 병원과 가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연속적 건강관리’ 솔루션이 현실화됐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기반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이 의료체계에 도입 중인데, 국내에서도 환자-병원-가정 연동이 포함된 AI 예후관리 모델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예산과 정책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암·심장질환 등 4종)이 1차로 선정됐고, 하반기 추경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컨소시엄(위암·대장암, 산모질환 등 6종)도 추가돼, 총 10대 질환에 대한 AI 예후관리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의료정보 데이터 활용, 의료AI 신뢰성 인증 등 정책 이슈도 병행 검토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예후관리 분야는 의료 격차 해소, 환자중심 건강권 보장, 원격의료 시스템 선도 등 다층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실제 시장에서 데이터 신뢰성과 기술 윤리, 제도화 과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닥터앤서 3.0이 글로벌 의료 혁신을 견인하는 선도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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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닥터앤서3.0#의료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