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짜 나쁜 XX”…허지웅, 윤석열 보석 발언에 강도 높게 비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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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과 여론의 격돌로 번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보석 심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 및 재판 협조를 조건으로 한 발언을 내놓자, 방송인 허지웅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허지웅은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보석 심문 발언을 인용하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허지웅은 “보석을 인용해 주면 아침과 밤에 운동도 하고 당뇨식도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말을 두고 “이상한 말”이며 “나에게 좋은 걸 해주면 나도 좋은 걸 하겠다는 이상한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게 좋은 일을 해주면 내게 좋은 일을 할게, 라는 거래가 성립 가능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허지웅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용돈 주면 이를 잘 닦겠다’, ‘게임하게 해주면 일찍 자겠다’ 등 아이들이 하는 거래는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윤석열은 어린아이가 아니다. 구사하는 어휘나 문장은 미취학 아동보다도 떨어지지만 그는 검찰총장이자 대통령이었다”며 “나 풀어주면 나 건강해질게, 라는 사법 발라더에게서 자아가 얼마나 비대하고 인격은 얼마나 납작한지 기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진짜 나쁜 XX”라는 직설적인 비판을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날인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주 4∼5회 재판을 해야 하고 특검에서 부르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는 제가 못한다”고 주장하며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숨 못 쉴 정도로 위급하지는 않지만, 법정 출석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보석을 인용해 주시면 아침과 밤에 운동도 하고 당뇨식도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밝히며, 본인이 불구속 상태에서는 사법절차에 항상 협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논쟁이 이어졌다. 일부 진영에서는 피고인으로서 절차적 협조를 약속하는 것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건부 접근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와 재판 일정의 과중함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직 대통령이 보석 심문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지나치게 조건화해 표현한 것은 국민 정서와는 괴리가 있다”는 분석과 함께,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권 보장 차원에서 발언 맥락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여론은 허지웅의 비판 발언을 계기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잃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동시에, 보석 제도의 실질적 취지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대우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날 법조계와 정치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요청과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으로 한층 더 치열한 공방에 들어갔다. 향후 법원의 최종 결정은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논의 역시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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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윤석열#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