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회의, 김용현도 배석”…특검, 채상병 사건 관여 정황 추적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검찰 수사방해 의혹의 중심에 'VIP 격노' 회의 참석자가 추가로 특정되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배석한 정황이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 조사에서 확인되면서, 대통령실의 사건 개입 논란이 다시금 격화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해당 회의 참석자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총 7명으로 특정했다. 기존에 알려진 참석자는 윤 전 대통령, 조태용 전 국정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이었다. 특검팀은 여기에 김용현 전 장관도 당시 경호처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선배로, 문민정부 출범 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그는 지난 2024년 9월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재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군 장성 출신의 그의 회의 배석 사실이 드러나면서, 채상병 사건 이첩 보류와 박정훈 대령 수사 등 경찰의 조사결과 회수 및 수정 과정에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특검팀이 확보한 바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2023년 8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 및 문자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시기는 군검찰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본격 수사하던 시점이어서, 김 전 장관의 직접적 개입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검팀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김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회의 참석 경위와 함께 채상병 사건 이첩 보류, 조사결과 수정 과정에서의 역할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박정훈 대령 수사 개입 및 채상병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이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주도한 핵심 인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의사결정 구조와 사건 처리의 적법성에 대한 비판론과 함께, 최고위급 라인의 직접 관여가 확인될 경우 파장이 막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특검팀이 김용현 전 장관의 배석 정황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향후 소환 조사 여부와 결과에 따라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 가속화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