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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급감 속 코인 시세 반등”…비트코인·리플XRP 상승, 거래대금 쏠림 우려
경제

“37.4% 급감 속 코인 시세 반등”…비트코인·리플XRP 상승, 거래대금 쏠림 우려

오태희 기자
입력

여름의 새벽이 막 밝아오던 6월 8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 하루 만에 거래액은 37.4% 급감하며, 2조 66억원에 머물렀다. 이 날 새벽 6시, 코인마켓캡이 전한 통계는 한껏 부풀었던 투기적 열기가 다소 꺾였음을 보여줬다. 하루 전만 해도 3조 2,065억원에 달했던 거래액은 1조 1,999억원 가량 증발했다.

 

한편, 위축된 거래 분위기와는 달리 가격의 흐름은 정적을 깨고 있었다.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 1억 4,680만원을 기록, 전일 대비 161만원 즉 1.11% 상승했다. 이 흐름은 이더리움(349만 5,000원, 1.48% 상승), 도지코인(256.1원, 3.02% 상승), 리플 XRP(3,026.0원, 0.70% 상승), 파이코인(877.9원, 4.22% 상승) 등 주요 코인 전반으로 번졌다. 특히 리플 XRP는 지난 6월 5일 2,924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이후 이틀 만에 3.5% 반등, 기술적 회복의 지점을 만들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거래대금은 업비트 1조 3,585억원(67.7%), 빗썸 5,440억원(27.1%), 코인원 984억원(4.9%), 코빗 56억원 순으로, 대형 거래소 중심 쏠림이 강화됐다. 비트코인 글로벌 거래량의 절반이 넘는 54.67%가 미국 달러이었으며, 이어 일본 엔(18.93%), 원화(11.86%), 유로(5.62%)가 뒤따랐다. 국내 투자자들도 여전히 10%가 넘는 원화 거래 비중을 유지하며, 시장의 주요 축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시가총액 규모에서는 변동성 너머 견고한 순위가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약 2,861조원, 이더리움 414조원, 테더 210조원, 리플 XRP 174조원, 도지코인 37조원 등 주요 종목들이 최상위 자리를 지켰다. 업비트 내에서는 애니메코인(2,658억원, 13.11% 상승)이 거래대금 1위, 뒤이어 마스크네트워크(1,868억원, 3.68% 하락), 비트코인(876억원), 리플 XRP(787억원), 이더리움(617억원) 등이 상위를 채웠다. 빗썸에서는 테더가 504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주요 코인들이 각축을 벌였다. 최근 1주간 업비트에서는 아이콘(27.81%), 애니메코인(23.41%), 컴파운드(9.69%) 등이 강세로 눈에 띄었다.

 

이처럼 거래 규모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주요 종목의 가격이 동반 상승한 배경에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대외 변수에 대한 관망과 함께, 저가 매수세의 조심스러운 유입이 자리한다. 특히 비트코인과 리플 XRP가 단기 저점에서 반등에 성공한 점은, 기술적 지지선 회복과 동시에 신규 매수세의 진입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는 상승세의 연속성에 경고음을 띄운다. 시중 자금이 일부 알트코인에 쏠리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자 시선에서는 단기 급등 종목의 추격매수보다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대형 종목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이 안정적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특히 5월 중순 1,548만 6,000원 고점 이후 조정받았던 비트코인이 점진적 반등 추세를 되찾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 신호를 던진다. 그러나 거래량의 확실한 동반 상승이 없다면, 반등의 지속성은 언제든 제한될 수 있다. 미국 내 이더리움 ETF 승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크고 작은 이벤트의 영향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이 1,450만원 위에서 지지를 확보한다면 추가 상승 동력도 점쳐진다. 리플 XRP의 3,100원선 돌파, 도지코인의 270원선 회복 여부도 초점이다. 목표가에 근거한 신중한 저점 매수·수익 실현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바람이 지나가는 오후처럼,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도 새로운 형상을 예고한다. 거래대금이 줄었음에도 주요 코인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은, 회복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시장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에게는 유동성 추이와 돌발 이슈, 기술적 신호를 가늠하며, 변화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는 성숙한 시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다음 주에는 미국 고용지표, 이더리움 ETF 등 굵직한 변수들이 예고돼 있어, 시장의 새로운 국면 전환을 가늠할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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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업비트#리플x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