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침, 관객의 무대로 재탄생”…신윤지·이강욱, 새벽 감동→현장 경계 넘나드는 신선한 연극
밝게 달군 조명이 관객을 무대 중심으로 이끌던 어느 순간, 연극 ‘보도지침’에서 신윤지, 이강욱, 김세환, 임진구, 곽지숙, 김건호, 정단비 등이 무대 위에 나섰다. 한 번의 숨 고르기 뒤에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이야기가 채워졌다. 관극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장 속에서, 관객은 조용한 목소리와 박수로 새로운 참여의 시대를 마주했다.
‘보도지침’은 2016년 초연 이래 끊임없이 현실과 맞닿으며, 관객 스스로를 이야기의 일부로 이끄는 방식을 확장해왔다. 4면 무대와 젠더프리 캐스팅의 도입, 그리고 무대와 객석 사이의 선을 옅게 만드는 다양한 이벤트로 무대엔 늘 신선한 긴장과 마음의 떨림이 흐른다. 최근 프로그램의 숨은 백미는 바로 ‘마음을 고백하는 극장’이다.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관객의 편지를 대신 읽는 순간, 극장 전체가 하나의 광장처럼 변모하며 관객과 배우의 거리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에 더해 지난 16일에는 연출가 정철, 배우 황두현, 이강욱, 조모세, 이예준, 이도유재, 김건호, 김보나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돼 창작진과 관객이 마음을 터놓았다. 윤철주가 진행하는 이 자리에서 쏟아진 질문과 진지한 답변은 작품의 의미를 한층 넓혔다. ‘경계 없는 극장’이라는 기획 의도가 자연스럽게 살아났다.
가장 특별한 기대를 모으는 장면은 7월 25일 개최되는 ‘독백 대회’다. 예선을 거쳐 21명의 본선 진출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작품의 대사를 자신만의 감정으로 풀어낸다. 객석에 앉았던 이들이 직접 배우가 돼 관객과 창작진 앞에서 독백을 선보이는 이 대회는 모두에게 열린 무대로, 공연의 중심이 관객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8월 1일에는 시민참여형 낭독극 축제 우승팀 ‘우리의 교집합은 보도지침’의 특별 낭독회가 펼쳐진다. 오세혁 작가가 직접 기획에 참여해 관객 힘으로 성장한 연극의 의미를 되새긴다. 오세혁은 “보도지침이 10년간 다양한 극단과 관객이 함께 해 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모두가 만드는 공연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한, 7월 18일 첫 번째 여성 페어 공연이 예고돼 있으며, 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담는 젠더프리 캐스팅이 본격 활용된다.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 맞물리며, 연극 ‘보도지침’은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감동, 그리고 실험적 예술 사이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고 있다.
연극 ‘보도지침’은 관객 참여를 핵심으로 내세우며 8월 17일까지 서울숲 씨어터 1관에서 관객과 함께 성장한다. 7월 25일 ‘독백 대회’, 8월 1일 ‘특별 낭독회’, 젠더프리 페어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으로, 관객은 극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