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실체 규명 주목”…왕윤종, 회의 참석자 첫 특검 출석
‘VIP 격노설’ 수사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를 둘러싸고 정치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핵심 참석자인 왕윤종 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이 15일 순직해병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질책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왕윤종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회의에서 실제로 격노했는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 질타가 있었는지’, ‘당일 회의 참석자 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이 어떻게 보고됐는지, 또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시 모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관섭 전 국정기획수석,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왕 전 비서관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도 회의에 동석한 사실이 최근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격분했으며,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조사 결과 변경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특검은 배석자 직접 목격담, 전언 증언 등 다각도로 진위 파악을 시도 중이다.
이번 참고인 조사는 실체 규명 의지를 드러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태효 전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조사했으며, 이어 14일에는 이충면 전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나머지 회의 참석자들도 순차적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여기에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역시 16일 조사 대상으로 지목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 행보를 놓고 “수사 정점은 결국 윤 전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정치적 의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계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달리 특검은 “증거와 증언 확보에 따라 수사 방침이 결정된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특검의 고강도 소환 조사가 이어지면서,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대통령실 대응 논란과 정치권 파장이 여름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국회에서는 특검의 수사 진전 상황에 따라 추가 진상규명 촉구와 정치권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