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NPU, 해외 실증 본격 지원”…정부, 컨소시엄 4곳 추가 선정
국산 AI반도체인 NPU(신경망처리장치) 기술 실증 사업이 해외 현장으로 빠르게 확장된다. 정부가 5월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해 해외 실증을 지원하는 컨소시엄 규모를 기존보다 2배로 늘리며, 국내 AI반도체 업계의 글로벌 진출 전환점이 될 ‘본격 현장 실증’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원 확대가 AI 반도체 원천기술 확보 경쟁의 분기점이자, 실제 제품 신뢰성과 레퍼런스 축적 가속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AI반도체 해외실증 지원’ 추경 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추가 선정된 4개 컨소시엄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국내 AI반도체(NPU) 및 연계 AI솔루션 기업이 민간기업, 공공기관, 지자체 등 글로벌 수요처에서 실제 환경에 맞춰 NPU를 적용·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4월 서버형과 엣지형 4개 컨소시엄을 본사업에서 선정한 데 이어, 5월 추경으로 동일 규모의 4개 팀이 추가됐다.

NPU는 대규모 인공지능 연산처리에 특화된 반도체로, AI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지원 사업에서 ‘서버형’은 데이터센터, 공공시설 등 현장에 국산 NPU 서버를 적용해 실제 서비스와 연동·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며, ‘엣지형’은 각종 IoT기기·스마트 기계에 내장된 NPU 기반 AI솔루션을 현지에서 직접 시험한다. 국내 고유 기술을 세계 각국의 다양한 현장 환경에 투입, 현지 적합성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추가 지원 관련 공모에는 13개 컨소시엄이 몰렸고, 높은 경쟁률(3.25대1)을 기록했다. 전문가 심사 결과 서버형에서는 더존비즈온-퓨리오사AI, 에코피스-리벨리온, 엣지형에서는 엘비에스테크-디노티시아, 라온피플-모빌린트 컨소시엄이 각각 선정됐다. 실증 지역도 기존 동남아에서 영국(U.K.), 중동(UAE), 일본, 태국 등으로 확장하며, 현지 환경 맞춤형 AI 솔루션 실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관점에서는 NPU를 통한 현장 데이터 실시간 처리·학습력 등의 강점이 직접 검증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각 나라별 기후, 인프라, 고객 특성에 맞춰 국산 NPU의 성능과 시너지를 직접 입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러한 실증은 글로벌 시장 수요자들의 신뢰도 확보와 함께, 향후 대규모 조달·수출 경쟁에서 결정적 차별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글로벌 대기업 중심의 GPU, TPU 기반 AI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 중국, 유럽 등이 각국 정부 지원 속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NPU 독자기술 확보와 테스트베드 구축이 병행되는 만큼, 실증사업이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닌 사업화·수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과제다. 글로벌 인증, 테스트 기준 통일 등도 풀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차원에서는 실증 단계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 현지 협력 네트워크 부족 문제 등에 대해 기업과 소통하고 추가 지원을 예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사업 확대와 후속 지원을 시사하며, 국산 AI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레퍼런스 확보와 제품 고도화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산업계는 해외 현장 중심 실증을 통해 국산 AI반도체 생태계의 신뢰성, 실효성, 글로벌 진출 가능성 등이 실제로 입증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산업구조, 정책과 현장의 균형적 발전이 국내 AI반도체 전체 경쟁력의 기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