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직접 영상화”…네이버웹툰, 극장 영화로 고수익 모델 증명
네이버웹툰이 자체 제작 영화 ‘좀비딸’의 흥행 성공으로 글로벌 IP(지식재산) 비즈니스 전략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외 개봉 3주 만에 452만 관객을 돌파하며 500만 고지에 근접한 ‘좀비딸’은 네이버웹툰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심 IP 영상화 틀을 넘어 극장이라는 새로운 유통채널을 공략하며, 제작 역량과 수익 모델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기여했다. 업계는 네이버웹툰의 이번 성과가 지식재산 기반 미디어 산업의 ‘주도권 경쟁’을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좀비딸’은 2018~2020년 이윤창 작가가 네이버웹툰에 연재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이 직접 제작·투자한 첫 실사 극장 영화다. 기존에는 외부 제작사와 협업하는 라이선스 기반(저위험·저수익)의 모델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사례는 네이버웹툰이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고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입증했다. 스튜디오N은 이 과정에서 투자금 및 지분 구조, 판권 관리 등 자체 비즈니스 역량까지 확대했다.

기술적으로는 원작 웹툰의 스토리와 분위기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점, 배우 캐스팅의 싱크로율이 높았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원작 충실도는 기존 웹툰 영상화 실험의 한계(각색시 원작팬 이탈 등)를 극복, 팬덤 기반 신규 수요를 확대한 사례로 자리 잡았다. 실제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좀비딸’ 원작 웹툰 국내 합산 조회수는 영화 티저 공개 이후 60배 증가해 원작-영상화-원작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시장 반응도 주목된다. 국내 박스오피스 압도적 1위는 물론, 베트남 2위, 인도네시아 3위, 북미 실사 한국영화 전체 1위 등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며 IP 확장성과 수익 다변화 가능성을 선명히 했다. 플랫폼 종속 없이 극장, 스트리밍 등 유통망을 넓히면서 수요자·관객 기반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대형 플랫폼 중심 IP 경쟁에서도 네이버웹툰의 전략적 행보가 부각된다. 지금까지 ‘스위트홈’ 등 주요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공급됐으나, 판권과 수익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네이버웹툰은 제작·유통 주도권을 직접 확보하며, 국내외 IP 시장에서의 사업모델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IP 직접 제작 생태계가 규제와 시장 격변 속에서 미디어 산업 구조를 재편할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OTT 콘텐츠에 적용되는 국내외 판권, 저작물 분쟁, 신사업 규제 등이 활발히 논의되는 가운데, 자체 IP를 중심으로 영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포맷을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경우, IP 기업의 포지셔닝과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웹툰이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확대할수록 IP 가치와 수익 구조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IP 직접 사업 모델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실제 시장에 어떻게 안착할지, 그리고 콘텐츠 제작·유통 구조 혁신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