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한복판 눈물”…박서진, ‘살림하는 남자들’ 아버지와 장수사진→속절없는 가족의 시간에 먹먹함
고요하게 시작된 하루, 박서진의 맑은 눈동자에 떠오른 그리움과 죄책감이 소리없이 번졌다. ‘살림하는 남자들’에서 박서진은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가족의 의미와 흐르는 세월 앞에 서성이는 마음을 진하게 드러냈다. 플래시가 터지는 사진관 안, 무게감 가득한 공기 속에 쌓인 가족의 온기는 잊히지 않는 그림으로 남았다.
박서진은 삼남매와 함께 아버지의 칠순을 위해 분주한 손길을 더했다. 잔치 장소와 방식을 두고 각자 의견을 나눴고, 동생 박효정이 제안한 출장 뷔페와 달리 박서진은 유람선 파티를 택하며 분위기에 활기를 더했다. 끝내 신도에서 잔치를 열기로 합의되자, 삼남매가 과거의 추억을 존중하는 눈빛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 펼쳐졌다.

연습 도중 부상을 입고 목발을 짚은 채 귀가한 박서진, 부모님의 걱정 어린 얼굴은 고된 세월의 흔적처럼 깊게 남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마음을 짓누른 건 점점 나빠지는 아버지의 무릎이었다. 아버지는 앞서 보낸 자식들을 떠올리며, 병원 진료를 망설이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박서진은 자신의 통증을 뒤로하고 아버지의 손을 이끌어 병원을 찾았다. 정형외과에서 집도된 진단 끝에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무거운 현실에 둘 다 잠시 말을 잃은 듯한 여운이 감돌았다.
병원에서의 시간이 지난 후, 잔잔한 변화를 담아 박서진은 아버지와 함께 사진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아버지는 "장수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간절한 소원을 내비쳤다. 행복하던 시절을 간직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고백은, 그동안 말로 다 하지 못했던 인생과 가족의 무게를 한순간에 풀어냈다. 눈물에 젖은 박서진의 표정 속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과, 시간이 남긴 상처 위로 겹겹이 쌓여가는 그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무심한 듯 정면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곁에서 흔들리는 박서진의 시선이 교차한 그 순간은, 긴 세월 가족이 함께 걸어온 여정과 다가올 이별 그리고 다시 이어질 새로운 기억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담아냈다.
잔치 준비와 병원, 그리고 장수사진으로 이어진 평범한 하루는 그저 스쳐가는 풍경이 아니었다. 수십 년을 함께 채워온 가족의 시간, 말보다 진한 사랑과 노력이 버무려진 기록이 됐다. 박서진과 아버지가 함께한 ‘살림하는 남자들’의 이 에피소드는 가족이란 이름 아래 모든 감정이 한데 모여, 시청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는 KBS 2TV를 통해 방송됐다.